부동산 부동산일반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강남 개발과 강북 뉴타운

70년대 강남 투기바람 강북 재개발서도 재연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강남 개발과 강북 뉴타운 70년대 강남 투기바람 강북 재개발서도 재연 고광본기자 kbgo@sed.co.kr 『 부동산시장을 살펴보면 요지경이나 다름없습니다. 발 빠른 투기자본은 실리를 톡톡히 챙겼고 투자 자금이 없고 정보에 둔감한 서민들은 눈물을 삼켰죠. 최근의 부동산시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따라서 본지는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코너를 신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나 제언 등을 자유롭게 펼쳐 부동산 시장의 물밑 흐름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때부터 본격화된 강북재개발을 보노라면 1970~1980년대 강남 개발 과정에서 투기가 성행했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착각이 들곤 한다. 앞서 박정희 정권은 산업 가속화에 따라 서울로 유입되는 인구가 폭증하자 1960년대 후반 한강 제방을 만들면서 강남개발에 시동을 건다. 1970년대 초부터 한강 주변 압구정ㆍ반포ㆍ잠실ㆍ이촌동을 매립해 아파트를 짓고 황무지였던 여의도나 섬이었던 잠실을 개발한다. 이전 서울은 4대문을 벗어나면 논밭이 대부분이었고, 나룻배를 타야 닿았던 강남은 경기도 광주의 시골에 불과했다. 하지만 1969년 12월 한남대교 개통과 전후의 경부고속도로 건설, 영동구획지구 정리 등으로 강남은 투기장이 되다시피 한다. 실례로 말죽거리(양재동) 일대 땅값은 1966년 한남대교 착공시 3.3㎡당 200원~400원선에서 1971년께는 1만4,000원~1만6,000원에 달했다. 이에 더해 강남은 강북 명문고 이전, 2호선 개통 등의 개발 가속화로 인해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다. 정부가 1974년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투자 금지, 1978년 미등기전매 양도소득세 100% 부과 등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역사는 계속 반복되는 것인가.’ 20~30년이 지난 현재 뉴타운을 필두로 한 강북재개발에서도 강남 개발 때 만연했던 투기가 재연되고 있다. 이미 웬만한 뉴타운 추진지역에서는 33㎡안팎의 지분이 3.3㎡당 2,500만~4,000만원에 거래되고 주상복합 등이 들어서는 흑석뉴타운1구역에서는 7,000만원에 달한다. 심지어 재개발 말만 나와도 시세가 급등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오죽했으면 배경동 SH공사 뉴타운 사업 본부장이 “뉴타운에 투기 자본이 달려들어 난개발되고 투기장으로 전락했다”고까지 했을까. 물론 강남 가격에 근접하려면 아직 멀었고, 물가도 급등하는데 강북 가격이 올랐다고 무슨 대수냐는 항변도 있다. 도심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주택공급을 늘려 시장안정을 꾀한다는 정부의 취지에도 이견은 없다. 하지만 부동산 값 급등은 서민 삶의 의욕이나 출산율 저하, 양극화 심화 외에도 국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공의 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서울시가 노후화된 도심 역세권 개발에 나선다고 하니 지레 걱정이 앞선다. 물론 개발이 일부 역에 그치고 증가 용적률의 60%를 개발이익으로 환수한다고 하나 투기자본의 사냥감이 될 우려가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모쪼록 강남개발이나 뉴타운 추진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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