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HSBC銀 정규직전환 "나몰라라"

은행권 '비정규직 처우개선' 바람 부는데…<br>전체 1,200명직원중 비정규직이 500명이나 차지<br>정규직 되는비율 10∼20%선 그쳐 직원 불만 고조


우리은행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함으로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은행가에 확산되는 가운데 외국계인 HSBC은행에서는 비정규직 문제로 인한 내부적인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HSBC은행은 다른 은행들에 비해 비정규직 비중이 월등히 높은데다 전원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신입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비율도 낮아 직원들의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HSBC은행은 1,200여명의 직원 중 약 500여명(2006년 6월 기준)이 비정규직으로,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정규직 비중이 20~30%대인 국내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수치이다. 또 국내 시중은행들이 상당 부분의 비정규직을 콜센터와 후선업무를 위해 채용하는 것과 달리 HSBC은행은 신입사원 전원을 비정규직으로 채용, 일정 기간 후 10~20%만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HSBC은행은 지난 2005~2006년 국내 영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비율을 60% 수준까지 높였지만 금융감독당국이 HSBC의 국내 지점 확대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비율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는 것. HSBC 내에서는 정규직 전환 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HSBC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정규직 비중이 높았던 것은 회사 전략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내부적으로 과잉 인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비정규직 직원이 정규직 문을 뚫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은행 측이 비정규직 직원을 업무 전반에 배치하고 실적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한 약속도 내부에선 불만이다. 이와 관련, HSBC의 한 관계자는 “다른 은행에서는 비정규직 직원들이 후선업무에 주로 배치돼 있어 할당된 시간에 맞춰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HSBC에선 비정규직 직원들이 채용시 ‘실적이 좋은 직원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언질을 받기 때문에 개인의 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업무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HSBC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산하의 주한외국금융기관노조는 비정규직 문제를 핵심 사안으로 삼아 경영진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 측에서는 신입사원의 전원 비정규직 채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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