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원부성 원기업대표 "디자인 입은 전봇대, 환경문제도 해결"

친환경 혼합석재 '디자인폴' 개발, CO2 줄이고 원료 재활용도 가능<br>다양한 기능에 도심 미관 개선, 수요 꾸준해 올 매출 50억 기대

원부성(오른쪽 첫번째) 원기업 대표가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건축산업대전의 전시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직원들과 함께 신개념 가로시설물인 디자인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원기업

"전봇대에 디자인을 접목시킨다고 했더니 모든 사람들이 웃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지인 아셈로에 설치될 정도로 신개념 가로 시설물인'디자인폴'은 남 다른 디자인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특허공법의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서 환경문제를 확실히 해결했습니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건축산업대전 현장에서 만난 ㈜원기업의 원부성(57ㆍ사진) 대표의 얼굴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친환경 혼합석재인 '디자인폴'을 개발, 출품해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떠나서 전봇대의 역사를 새로 써 나갈 것이라는 확신에 찬 포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로등이나 신호등의 기둥 역할을 하는 전주의 개념이 원 대표에 의해서 바뀌고 있다. 그 동안 전봇대라 하면 단순한 원형의 콘크리트나 철제, 스테인레스가 전부였다. 하지만 원 대표가 개발한 디자인폴은 콘크리트와 자연석을 혼합해 특허기술로 연마 가공한 첨단 제품으로, 다양한 색상과 천연대리석 등 자연석의 표면질감을 갖춰 도시 속의 자연스러움을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디자인폴은 '전주'임에도 이례적으로 '2010, 2011 서울우수공공디자인 인증'과 '2010, 2011 경기도 우수공공시설물디자인 인증'을 수 차례 받았다. 또한 최소 50년 이상의 수명을 내다보는 콘크리트 내구성을 지녀 산화ㆍ부식 없이 튼튼하며, 염분에 강해 해안지역이나 장마에도 감전위험 없이 안전하다는 게 원 대표의 설명이다. 폴 내부에 공간을 만들어 각종 안정기와 제어기 등을 설치할 수도 있고, 앞으로 전기차 충전용 거치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디자인폴만의 특징이다. 특히 원 대표는 디자인폴이 다른 제품과 친환경성 측면에서 확실히 구별된다고 자신한다. 표면에 도금ㆍ도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 공정상 이산화탄소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강한 내구성을 바탕으로 교체주기가 길어 시설물 폐기 등의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와인병, 조개껍질, 쓰레기슬러지 등도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석재 소재의 특성상 표면에 광고물이 잘 붙지 않아 도시미관을 헤치지 않고, 신호등, 가로등, 도로표지판 등 제각각 설치됐던 시설물을 하나로 모은 통합지주 형식이어서 시설물 난립으로 인한 환경을 개선한 점도 장점이라고 원 대표는 밝혔다. 그는 "서울에만 약 40만개의 가로등 및 보안등이 설치돼 있는데 이중 한 개만 친환경 가로등으로 바꿔도 1년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132kg이나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기둥인 폴(pole)부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제품을 사용한다면 친환경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대표의 디자인폴 개발은 작고한 선친의 나라사랑과 도전정신에서 비롯됐다. 선친은 원기업의 전신인 삼원기업의 원용선 회장으로, 서울대(전기과)를 나와 국내 최초로 콘크리트 전주를 개발했다. 1960년대 나무 전주로 인한 벌목으로 국토가 황폐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친환경 첨단제품인 콘크리트 전주 개발에 나선 것은 업계에서 꽤 알려진 사실. 원 대표는 "사람과 국토에 보다 유익한 콘크리트 제품을 개발하고자 한 선친의 기업정신이 현재의'콘크리트에 디자인을 입힌다'는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이어졌다"며 "이를 통해 특허소재의 친환경 최첨단 차세대폴인 디자인폴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원기업이 계속 승승장구만 했던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 때 건설회사들의 잇단 도산으로 어음을 받지 못해 부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기술개발에 전념한 결과 회사를 경매로 다시 사들이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가'의지의 한국인'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판중인 디자인폴의 시장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국내에 설치돼 있는 전봇대는 약 600만개. 기존 콘크리트나 철제용 제품보다 20~30% 비싸 지자체에서 구매를 꺼리는 상황임에도 꾸준히 수요가 이어지면서 올해 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원 대표는 "일본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진행되고 있고, 내년에는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춘 디자인폴2 개발이 완료돼 판매가 크게 늘 것"이라며 "2012년엔 매출이 150~200억원으로 뛰고, 5년내 1,0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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