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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다롄조선의 가동 중단으로 밀린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고민하던 한국인 근로자가 지난 여름 중국 다롄 현지에서 돌연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중국 푸순시에서 근무했던 STX엔진의 한국인 근로자도 반한 감정에 쌓인 중국인 근로자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중국 STX다롄 협력업체 직원들과 다롄 현지의 소식을 종합하면 STX다롄 조선 시운전 팀장으로 근무 중이었던 정모씨가 지난 8월9일 사택에서 돌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STX다롄이 3월부터 조업이 중단된 후 장기간 무급휴가를 받았지만 시운전 특성상 안벽호선 유지보수 관리를 위해 끝까지 일터에 남았다.
하지만 임금이 6개월 가까이 밀리면서 장씨 가정에는 불화가 생겼고 결국 부인과 자녀 2명은 한국으로 돌아갔다. 정씨는 이후에도 이렇다 할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안벽호선 유지보수를 위해 계속 현장 근무를 해왔다.
STX다롄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씨가 8월9일 주위 동료들과 저녁식사와 간단히 술 한 잔 기울인 후 피곤하다며 숙소로 귀가했다"면서 "하지만 다음날 쇼파 위에서 앉은 자세 그대로 주검이 돼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 당국 부검결과 정 씨의 사인은 심장마비였으며 한국으로 시신이 이양된 후 재부검한 결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뇌졸중인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정씨의 시신을 이양 받은 STX다롄 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아무런 보상 없이 밀린 급여만 해결해주고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무리 중국법인이라도 먼 이국 땅까지 와서 근무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해 회사가 보인 행동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 푸순에 있는 STX엔진 사업장에서는 지난해 9월 한국 직원이 회식을 마치고 숙소로 귀가하던 중 한 중국인의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도 있었다.
중국 STX엔진의 하청업체 근로자로 일하던 중국인의 아들이 아버지가 강제 퇴직당하자 앙심을 품고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이 시기는 STX다롄 조선 등 STX 중국 사업장이 점차 경영난을 겪었을 때로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중국인 근로자들의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던 때이기도 하다.
이밖에 STX다롄의 한국 협력업체 대표 및 직원들이 중국인 근로자의 급여를 제때 주지 못해 감금과 납치를 당하는 등 STX다롄 현지 교민과 근로자들의 신변이 큰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