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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나는 호날두… 고개 숙이는 메시

호날두, 바르셀로나 안방서 선제·결승골<br>레알, 바르사 3대1 꺾고 국왕컵 결승행<br>메시는 유효슈팅 0… 밀란전 악몽 재연


"호날두가 세계 최고다."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27일(이하 한국시간) 경기 후 남긴 말이다. 최소한 이날은 라모스의 말에 이의를 달 사람이 없었다.

이날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4강 2차전 '엘 클라시코(El Clasicoㆍ1902년부터 시작된 레알과 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에서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는 선제골과 결승골을 혼자 책임졌다. 그것도 바르셀로나의 안방인 캄프누에서였고 이 사이 '1인자' 리오넬 메시(26ㆍ바르셀로나)는 무기력했다. 골은커녕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 슈팅도 전무했다.


이날까지 캄프누에서 6경기 연속 골을 이어간 호날두는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 1대1을 더해 4대2로 앞선 레알은 결승에 선착,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세비야전의 승자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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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골 호날두, 퍼거슨도 봤다=호날두는 전반 13분 자신이 현란한 드리블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1대0이던 후반 12분에는 왼발로 결승골을 추가했다. 골키퍼에 맞고 나온 앙헬 디 마리아의 슈팅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11분 뒤에는 1차전에서 머리로 동점골을 꽂았던 '골 넣는 수비수' 라파엘 바란이 헤딩 골로 쐐기를 박았다. 바르셀로나는 종료 직전 호르디 알바의 골로 영패의 수모를 면하는 데 그쳤다.

이날 경기는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도 현장에서 관전했다. 3월6일 있을 레알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1차전은 1대1 무)을 위한 전력 탐색 차원이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1주일 전부터 레알이 올 여름 호날두를 팔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친정팀 맨유가 호날두를 재영입하기 위해 5,500만파운드(약 910억원)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렸다. 레알에서 마음이 떠난 것으로 알려진 호날두로서는 옛 스승 앞에서 단단히 눈도장을 찍은 셈이다.

◇참담한 메시, 밀란전 악몽 다시 겪다=메시는 날카로운 슈팅과 프리킥을 선보이는 등 부지런한 편이었다. 21일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그때와 같이 유효 슈팅이 '0'이었다. 레알은 AC밀란이 그랬던 것처럼 유기적인 수비로 메시에게 향하는 패스의 길목을 차단했다. 미국 뉴욕에서 종양 치료를 받고 있는 티토 빌라노바 감독의 부재로 메시를 구해줄 묘책이 없었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메시는 정규리그에서 38골(1위)로 호날두(24골)를 압도하고 있다. 최근 부진한 경기는 단 2경기뿐이었지만 2경기의 중요성이 너무도 컸다.

이날 충격패로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우승 트로피 1개에 만족해야 할 위기에 몰렸다. 2위와 승점 차가 12점으로 리그 우승은 확정적이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행이 불투명하다. 바르셀로나는 16강 1차전에서 0대2로 졌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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