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철강·화학 '흐림' 자동차·IT '맑음'

■ 업종별 전망<br>中 경기침체 예상보다 깊어<br>경기민감주 부진 계속될 듯<br>美 수출 관련주는 유망


20일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에서 서로 상반된 경기 회복 신호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G2 경기에 민감한 국내 관련 업종의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은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반면 중국의 경기 침체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국의 6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업계 전문가들은 철강ㆍ화학 등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부진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시진핑 정부 내수부양책의 수혜주로 꼽혔던 음식료ㆍ화장품 등과 같은 내수 관련주도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오징 동부증권 중국분석 담당 연구원은 "최근 중국 거시 경제가 계속해서 둔화되는 추세인데다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용인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4ㆍ4분기까지는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경제 의존도가 큰 한국의 경우 특히 경기 민감주인 철강ㆍ화학 업종의 부진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철강ㆍ화학 업종은 이미 상당히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 경기 부진이 전혀 새로운 소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오징 연구원은 또 "올해 들어 현재까지 소매판매증가율이 12%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라며 "올해 초 기대를 모았던 음식료 등과 같은 내수 관련 업종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가 잘나간 2007~2008년만 하더라도 중국의 연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30%를 웃돌았다.

특히 그는 "올해 초 국내 증권사들이 시진핑 시대의 첫해를 맞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며 중국 내수 관련주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올렸지만 실제 과거 정권 교체기에 경기부양책을 쓴 것은 후진타오가 집권했던 2003년 딱 한 번뿐"이라며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중국 내수 관련주는 지난해까지 이익이 크게 늘어 올해 초 주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앞으로는 눈에 띄는 수요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보다는 경기방어주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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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에 대한 전망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3ㆍ4분기 이후부터는 기저효과로 중국 수출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수출 관련주에 대해서는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계획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충격을 주겠지만 이는 미국 경기 회복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증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 소비 경기 개선으로 자동차, 정보통신(IT), 반도체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투자전략팀 파트장은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 언급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보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미국 쪽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완화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 수출에 영향을 크게 받는 자동차 관련주의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과거와 달리 미국 경기 회복의 영향을 받는 업종의 범위는 상당히 협소해졌다"고 덧붙였다.

유 팀장도 "세계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국가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미국 소비자의 선호가 중요하다"면서 "ITㆍ자동차ㆍ반도체 분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앞으로 시중금리와 미 정부의 정책금리 인상도 예상되는 만큼 은행ㆍ보험 등 금융 관련주의 주가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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