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 늘리려면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주당 40시간 미만 일하는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민간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부터 교사ㆍ연구직ㆍ정보통신 등 전문직종 여성 경력자를 중심으로 1만명 이상의 정규직 시간제 공무원을 채용할 모양이다. '시간제=비정규직'이라는 편견을 깨고 단순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일자리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씻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각각 40.4%, 53.5%에 불과했던 청년(15~29세)과 여성 고용률을 끌어올리자면 불가피한 일인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고 차근차근 풀어가기 바란다. 과욕을 부린다고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규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간제 근무제를 4년째 시행 중인 서울 동대문구와 송파구의 경우 갈수록 희망자가 줄어드는 등 제도가 겉돌고 있다. 임금하락과 동료에게 업무를 전가해야 하는 부담, 업무효율 저하, 승진ㆍ경력 등 인사상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 탓이다. 그래서 정규직 공무원을 시간제로 순환시키는 방식을 우선 정착시켜야 공공영역의 시간제 일자리가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 증원에 부정적인 국민 인식도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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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정규직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간에 얽힌 실타래도 풀어야 한다. 지난 5년간 초중고교 교원 가운데 기간제(期間制) 교사는 약 4만명으로 2.2배, 교원에 포함되지 않는 돌봄강사ㆍ특수교육보조원ㆍ영어회화강사 등 시간강사는 1만4,000여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5년간 250만개가량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민간기업의 호응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같은 시간 일해도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시간제 일자리도 넘쳐나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가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 정부가 모델로 삼는 네덜란드는 고용의 37%가량이 단시간 근로자지만 대부분 정규직이다. 인센티브ㆍ보육인프라와 함께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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