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멘토링 프로그램 도입 과학영재 양성 팔 걷어

유홍 KAIST 교수

김기문 포스텍 교수

김성훈 서울대 교수

정광화 충남대 분석과기대학원장

옌볜(延邊) 출신 중국교포 청년인 백청강은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며 정식 가수 데뷔를 꿈꿨다. 그가 국내 한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 예선통과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애절한 음색과 폭발적인 가창력은 돋보였지만 콧소리(비음)가 강하고 기존 가수를 모방한 창법은 한계로 지적됐다. 하지만 가능성을 알아본 가수 김태원을 멘토(mentorㆍ조언자)로 삼아 훈련을 거듭한 결과 실력이 일취월장했고 결국 최종 1위를 차지했다. 프로그램 이름처럼 말 그대로 '위대한 탄생'이었다. 백청강의 인생역전은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꿈과 희망을 키워줄 스승을 만났기 때문에 가능했다. 누구나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 닮고 싶은 인생의 멘토를 만나고 싶어하지만 기회를 얻는 경우는 드물다. 인류의 삶을 뒤바꿀만한 과학적 발견을 꿈꾸는 젊은 과학도에게도 인생의 좌표를 제시해주고 지혜를 전수할 멘토를 만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그렇다. 서울경제신문은 올해부터 세계적 연구성과를 내고 있는 과학기술계 석학들과 젊은 과학영재 간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 미래의 한국을 짊어지고 나갈 예비 과학기술자들에게 꿈과 열정을 심어주고 바른 품성과 리더십을 가진 과학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멘토들은 앞으로 1년 동안 강연과 토론, e메일 지도 등을 통해 멘티들에게 지식과 지혜를 전수하게 된다. 멘티들은 전국 23개 과학영재학교ㆍ과학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친 뒤 선정한다. 멘토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서울경제신문이 교육과학기술부ㆍ한국연구재단과 함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과학기술자를 발굴, 포상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역대 수상자들이 후학들을 위해 기꺼이 멘토로 나서기로 했다. 석유화학 공정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제올라이트'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 화학자의 반열에 올라선 유룡 KAIST 화학과 교수를 비롯해 호박과 같은 모양의 화합물인 '쿠커비투릴'에 관한 다양한 응용연구로 초분자화학 연구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김기문 포스텍 화학과 교수, 폐암 유전인자를 발견해 생명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김성훈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가 멘토로 참여한다. 유 교수는 국내에 8명뿐인 국가과학자이고 두 김 교수는 한국과학상과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모두 받은 석학이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초대 수상자이자 펨토초 초강력 레이저 분야의 권위자인 이종민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석좌교수와 국내 첫 여성 출연연구기관장인 정광화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 대수기하학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금종해 고등과학원 수학과 교수,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첨단 건축기술을 개발한 신성우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도 바쁜 시간을 쪼개 '지혜의 나눔'에 동참한다. 신진 학자들도 멘토에 합류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실리콘 소자 기술을 개발한 염한웅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새로운 기능성 원료 광물소재로 주목 받는 고기능성 아라고나이트 침강성 탄산칼슘 제조기술을 개발한 안지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과 커피와 녹차 등에 포함된 카페인의 뇌암 세포 억제기능과 뇌 내 지속성 억제물질 분비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신경계 질환과 질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이창준 KIST 책임연구원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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