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독일 '신라이프치히 화파' 대표작가 라우흐 부부 방한

"남북통일하면 예술도 풍성해질겁니다"

옛 동독서 발전했던 구상미술… 통일이후 추상성 더해 큰 호응

신 라이프치히 화파의 대표작가인 네오 라우흐(오른쪽)와 리사 로이

"분단 시기를 보내면서 옛 동독은 구상미술이, 서독은 개념·추상미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통일 이후 이것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게 됐죠.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3개월 만에 통일이 된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예술의 풍성함을 위해서라도 빨리 통일하세요."


세계 미술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신(新) 라이프치히 화파'를 이끈 네오 라우흐(54)와 동료 작가이자 그의 아내인 로사 로이(56)가 처음 한국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12일 강남구 압구정로 갤러리바톤에서 개막한 로사 로이의 국내 첫 개인전에 맞춰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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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와 괴테의 활동지로 유명한 독일 라이프치히는 발달한 상공업을 배경으로 풍부한 문화적 전통을 자랑해 왔으나 2차 대전 이후 동독에 포함되면서 사회주의 시기를 보냈다. 이후 통일이 되자 1970년대 '라이프치히 화파'를 중심으로 그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는데, 옛 동독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배경으로 개인의 욕망과 고뇌를 표현한 회화를 선보였다. 이를 계승해 1990년대 세계적으로 떠오른 '신 라이프치히 화파'도 '그림'을 고집했다. 행위예술이나 개념미술, 신기술을 수용한 미디어아트가 영역을 넓혀가던 시기에 '손맛'과 '서정성'이 살아있는 이들의 그림은 예상을 깨고 큰 호응을 받았다. 구상회화에다 추상성을 더해 진화한 이들의 그림은 역사와 배경을 응축한 듯하지만 사회와 분리된 고독한 자아, 인간 존재의 의미 등을 주제로 다룬다. 현재 세계미술시장에서 작품값으로는 최상위군에 속하며 수장 격인 네오 라우흐의 작품은 지난 2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176만달러(약 18억원)에 낙찰됐다.

'신 라이프치히' 화풍에 대해 로이는 "회화의 기초를 중시하고 구성과 색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기반"이라고 밝혔고, 라우흐는 "형상이나 구상성은 중요치 않은, 구상도 추상도 아니지만 질적으로 아주 수준 높은 회화"라고 정의했다. 라우흐는 "'한물간' 구상회화였으나 미술사가 제대로 평가해 주었고 미래의 미술사가 더 잘 알아볼 것"이라고 자신했다. 분단국가인 우리도 남한 미술계는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데 반해 북한 미술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기반한 구상회화가 주도하고 있어 통일 후 예술계의 변화상을 이들을 통해 전망해 볼 수 있겠다.

학부에서 원예를 전공한 로사 로이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주로 여성을 화폭에 담는다. 시공을 가늠할 수 없는 배경 속에 세밀하게 묘사된 인물은 신비함을 보이면서도 사회주의 미술, 페미니즘 미술의 성격까지도 보여준다. 전시는 '그린 하트'라는 제목으로 10월18일까지 열린다. (02)597-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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