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컬처프론티어] 식민통치·분단·민주화 등 역사적 긴장감 작품에 담아

■한국관 대표작가 이용백


오는 6월 열리는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의 주제는 '포스트모던의 유목주의'다. 세계 각국의 미술계 대표주자들이 냉전 종식 후 지구 어디로나 가능해진 여행, 국경 초월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 한국관 대표작가로 이용백(45)의 손을 잡은 윤재갑 큐레이터는 '사랑은 갔지만 상처는 곧 아물겠지요'라는 언뜻 낭만적인 어감의 주제를 잡았다. "세계 미술계가 한국 작가들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재능과 성실성도 좋지만 20세기 초반 식민통치, 이후 남북 분단과 군부독재, 민주화 등의 역사적인 통증을 100년 동안 압축적으로 경험한 응축된 에너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표현주의나 영국 yBA(데미안 허스트가 대표적인 젊은 영국작가그룹)의 등장을 비롯해 중국의 정치 팝이나 인도의 사회 비판적 작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작가들 역시 사회적 긴장감이 반영돼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이용백입니다. " 윤 큐레이터는 '시대성을 가진 작가'라는 이유로 이용백을 택했다. 대표작인 '피에타(Pieta)'는 거푸집과 그 속에서 나온 알맹이가 죽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이 같은 역사를 감지하게 한다. 꽃으로 온몸을 덮어 위장한 '앤젤 솔저(Angel Soldier)'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이용백의 작품을 조금만 비틀어 보면 정치ㆍ사회적인 긴장감을 감지할 수 있다"며 "죽은 자신을 껴안고 있거나 거울을 매개로 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역사성과 보편성을 드러내고 자기 혐오, 민족적 칼겨눔, 남북분단의 긴장감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촉촉한' 전시 제목은 '묵직한' 작품 주제와 균형을 이룬다. 오는 6월4일 정식 개막하는 베니스비엔날레는 본전시와 국가관 전시, 특별전 등으로 구성되며 11월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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