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낯선 길서 연기 틀 깨고 싶었다"

영화 '닥터'서 사이코 의사 열연한 김창완

"가던 길을 가는 것과 낯선 길을 가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까. 연기 프레임(틀)을 깨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룹사운드 산울림의 리더이자 배우인 김창완(58ㆍ사진)이 TV 드라마 '하얀 거탑'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악역 연기를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닥터'에서 그는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지닌 성형외과 의사 역을 맡아 섬뜩한 연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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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은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센텀CGV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실 대본을 받자마자 (사이코 의사 역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는데 후에는 이 거부감의 실체를 알고 싶었다"며 "이 영화를 통해 많이 배웠다. '사람의 낮은 심리 안에 접근한다는 것이 이토록 힘든 일이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내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듯이 많은 분이 여태까지 보던 습관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김성홍 감독도 말을 보탰다. 손톱(1994), 올가미(1997), 신장개업(1999) 등 주로 심리스릴러 영화를 연출한 김 감독은 "내 영화는 거대담론이 아닌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올가미'가 자식에 대한 집착, '손톱'은 열등감을 기반으로 했다면 '닥터'는 칼을 든 의사의 심리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영화는 항상 현실보다 훨씬 약하다고 생각한다. 살인사건의 동기를 파고들어가면 큰 이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정신착란, 분열의 상태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영화로 그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닥터'는 겉보기에는 잘나가는 성형외과 전문의지만 실상은 중증 사이코패스인 한 중년 남성을 주인공으로 젊은 부인 순정(배소은 분)을 향한 그의 병적 애욕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엽기적 살인 행각을 그린다. 신인배우 배소은ㆍ서건우가 각각 주인공의 아내와 정부 역으로 출연했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으로 아직 배급사는 결정짓지 못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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