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역사교과서 '기업인 서술' 필요한 이유

오는 30일에 발표될 예정인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가운데 '산업화와 대기업 그리고 기업인'에 대한 서술기준이 어떻게 설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분의 집필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산업화의 주역들인 기업인들에 대한 서술의 포함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해 역사교과서의 객관성과 공정성 차원에서 기업인 서술이 포함되는 방향에서 집필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역사문제는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다. 이 같은 사실을 기초로 다양한 해석과 역사관도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60년 이후 한국의 산업화와 이를 기초한 급속한 경제성장은 국제사회에서 흔히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다. 당시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1990년대 중반에 선진국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올해 무역규모 1조달러 시대를 연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 같은 한국경제의 성공은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학자들의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성공의 배경으로 기업인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이다.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개발독재' 등의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어디까지나 경제개발계획 등을 통해 경제정책과 전략을 추진했을 뿐 실제 산업현장에서 생산과 수출ㆍ고용 등을 담당한 것은 민간기업들이다. 산업기반이 거의 없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자본과 기술을 들여와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수출시장 개척을 통해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모험을 감행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비롯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뛰어난 기업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한 역사교과서에 이 같은 역사적인 사실들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것이다. 현재 고등학생을 위한 6개 역사교과서에 간단하게나마 기업인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교과서는 하나밖에 없고 노동자의 분신사건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균형에 어긋나는 것이다. 기업인의 역할과 기여를 빼놓고서는 오늘날 한국을 설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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