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CD금리 인상 이어져 주택 대출금리 '불똥'

■ 이달 만기 CD 10兆 육박<br>CD 대거 발행 부족한 돈 메워<br>석달후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12월에 양도성예금증서(CD) 만기가 10조원 가까이 몰린 것은 은행들이 예금이 줄어드는데도 대출을 줄이지 않고 CD 발행으로 부족 자금을 메웠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CD를 발행하면서 시장이 이미 소화불량에 걸린 상태에서 연말 대규모 만기 도래 물량까지 겹쳐 CD금리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CD시장의 수급불균형은 CD금리 및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인상으로 이어져 주택담보대출자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대출자산을 줄이고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내년 초에 자금사정이 나아지더라도 자금 조달원을 다양화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단기자금조달의 부메랑=12월에 9조6,000억원이 넘는 CD의 만기가 몰린 것은 지난 9월 은행들이 3개월짜리 CD를 많이 발행했기 때문이다. 9월 만기가 돌아온 CD는 6조2,677억원이었지만 은행들은 이보다 3조2,000억원이나 많은 9조4,701억원의 CD를 발행했다. 예금이 줄어들자 CD 발행으로 메운 것이다. 그때 발행했던 CD가 3개월 후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은행들이 CD라는 손 쉬운 수단을 이용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다가 연말에 만기가 몰리자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은행들은 8월 이후 예금이 CMA 등으로 옮겨가면서 줄어들자 CD 만기도래물량보다도 많은 CD를 발행했다. 8월에 1조4,851억원을 추가 발행하는 등 4개월 동안 7조원이 넘는 CD를 시장에 쏟아냈다. ◇소화불량 걸린 시장=은행들은 올들어 11월까지 80조3,228억원의 CD를 발행했지만 아직도 더 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은행들은 1,000억원어치든 2,000억원어치든 수요가 있다면 언제든지 발행할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발행 대기물량은 엄청나지만 이를 소화해낼 시장이 없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금리가 높더라도 연말을 넘길 수 있는 한달 만기 CD발행을 늘리면서 내년 1월 중 만기가 돌아오는 CD 잔액도 7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채권시장에서 CD 매수자들은 거의 실종된 상태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자는 “CD의 주요 매수처였던 MMF도 자금수위가 계속 줄어들자 CD를 매수한 지 오래됐다”며 “시중자금이 주식시장과 펀드 쪽으로 몰리면서 CD를 매수하던 기관투자가들도 돈이 없어 힘들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 예금의 큰손이었던 우체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체국은 대출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남는 돈은 은행 정기예금이나 국공채ㆍ은행채 등을 주로 매입한다. 우정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우체국 예금도 계속 줄고 있어 신규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며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을 재투자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불똥=은행들은 CD 발행 물량을 계속 확대해 금리인상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자금운용부 관계자는 “CD를 차환 발행하기보다는 자산을 매각해 전액 상환하겠다”며 “시장이 진정된 후 발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은행은 6일 시장에서 금리를 올려 CD를 발행했다. CD금리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이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 중이다. CD금리는 6월 말 5.0%에서 6일 5.67%로 5개월 동안 0.67%포인트 오르면서 은행들은 대출상품 금리도 변동형이 8%, 고정형은 9%선을 넘어섰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은행들이 CD 발행을 늘려 높아진 금리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CD 발행을 자제하고 다른 자금조달원을 확보해 고객들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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