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5일] 펀드 환매사태 반성문 쓴 자산운용사들

자산운용사 사장들이 주식형 펀드 환매사태에 대해 반성과 함께 펀드운용에 대한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5대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지난 3일 회의를 갖고 '펀드시장의 양적 성장 이면에서 발생했던 일부 부작용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펀드시장에 실망을 느끼고 있는 점에 책임을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펀드운용에서 잘못된 점을 점검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3월 1조1,144억원이 빠져나갔으며 4월에는 3조9,768억원이 유출됐다. 해외 주식형펀드 순유출액도 3월 8,82억원, 4월 1조1,144억원을 기록했다. 환매세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펀드환매 증가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우선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환매자금을 마련하느라 주식을 내다 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금의 부동화를 심화시키는 것도 문제다. 펀드에서 빠져 나온 돈이 저금리로 은행 등으로 가지 않고 여기저기 떠돌며 단기 부동화 현상을 부추키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에 단 이틀새 10조원이 넘는 돈이 몰린 것도 펀드에서 빠져나온 자금과 무관치 않다. 펀드 환매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봤던 펀드가입자들이 최근 국내외 증시호조로 원금을 많이 회복하자 일단 돈을 빼고 보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환매를 해도 마땅히 굴릴 곳이 없는데도 돈을 빼는 것은 바로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실망과 신뢰저하가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대표들이 실토했듯 자산운용업계는 양적 성장에 급급한 나머지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했다. 손실위험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는 펀드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중국 등 특정국가에 대한 '몰빵투자' 등으로 투자자들에 큰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이처럼 고객보호를 등한시하다보니 운용사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투자자들이 펀드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펀드환매 사태는 자산운용업계는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증시의 안정적이고 지속적 성장을 어렵게 만든다. 업계의 반성과 다짐이 말로 그쳐서는 안 된다. 전문성과 경쟁력 제고 및 고객이익 최우선을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금이탈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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