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바마-시진핑 6월 첫 정상회담

■ 북핵 빅딜 등 국제질서 새판 짜기 주목<br>위안화 절상·핫머니 유입 등 경제현안 논의도 활발할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7~8일 이틀간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2기 오바마 정부와 5세대 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한 후 두 정상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만큼 결과에 따라 국제질서의 새판짜기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장 미국과 중국의 골머리를 썩이는 북한 문제를 두고 빅딜설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제이 카니 미국 국무부 대변인과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다음달 7~8일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주요2개국(G2) 수장의 첫 만남은 일단 국제질서의 변화라는 틀에서 주목되고 있다. 1기 행정부부터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을 강조해온 오바마 대통령과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선언한 시 주석이 상호 경쟁 속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패러다임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북핵을 비롯한 동북아 문제, 시리아 내전, 남중국해 및 일본과의 영토분쟁 등 다양한 이슈들이 산적한 이 시점에 정상회담이 열리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정상회담의 뜨거운 감자는 역시 북한 문제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북한의 도발중단과 국제적 의무 준수를 압박하라고 요청하는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견을 나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미중이 북핵 문제를 두고 빅딜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중국이 북핵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되 미국이 군사적 위협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해소한다는 것이 빅딜의 골자다. 통일한국에서의 주한미군 문제 등도 카드로 사용될 수 있지 않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움직임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방중,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대표의 방미, 다시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중으로 이어지는 미중 간 접촉에서 이미 실마리가 제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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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어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미중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미중ㆍ한중으로 이어지는 회담으로 한국과 미국ㆍ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룬다면 북한을 더욱 강하게 압박해 한반도 위기상황을 해결할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양국 경제협력도 주요 이슈다. 특히 이번에도 미국 측이 위안화 절상 압력을 정치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위안화 절상을 어느 정도 용인한 만큼 이 정도 수준이면 미국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 들어 위안화가치는 1.4% 올라 지난해 연간 인상폭(1%)를 웃돌았다.

중국 측은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저금리 정책의 여파로 핫머니가 중국에 유입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글로벌 공조 문제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9월로 예정된 러시아 G20정상회의 전 두 정상 간의 만남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문제 등 경제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카니 대변인은 이번 시 주석 방미의 외교적 형식 등을 언급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양국 간 조율과정에서 결정되겠지만 정상회담 장소가 백악관이 아닌 란초미라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빈방문보다는 실무방문 차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이번 정상회담이 G2 수장의 첫만남치고는 외교적 형식이 지나치게 초라해 최근 양국 간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양국 정상이 대화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구체적인 결과 도출에는 부담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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