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AV 디자인에 대학생 감각을"

SADI 학생들과 두달간 공동개발키로…좀 더 창의·감성적 아이디어 발굴 기대<br>실무능력 겸비한 인재양성 기회 활용도


‘어떤 디자인이 대박을 터뜨릴까.’ 삼성전자 디자이너들이 SADI 소속 학생들과 신개념의 AV제품 디자인에 대해 진지한 표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TV, 모니터 등에 풋풋한 디자인을 입혀라’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는 삼성전자가 아직 여물지도 않은 대학생들의 재기발랄한 감각을 차용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디지털미디어총괄의 VD부문이 이달부터 삼성디자인학교(SADI)의 제품디자인학과 학생들과 AV제품 디자인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며 “대학생 등 외부 디자인 인력이 중심이 돼 삼성전자 AV제품의 새로운 디자인 컨셉트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별 디자인팀에서 모든 제품의 디자인을 맡아왔다. 때문에 이번 대학생을 상대로 한 아웃소싱은 ‘디자인 외부수혈’이란 점에서 몹시 이례적이다. 이번에 아마추어로서 대단한 기회를 잡은 SADI 제품디자인학과 학생들은 오는 9월까지 두달간 한시적으로 활동하게 되지만 성과 여부에 따라서는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전자가 대학생을 자사 제품 디자인에 직접 참여시킨 것은 기존 디자인의 한계를 뛰어넘어 좀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차별성이 없는 ‘삼성 디자인’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톱으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의외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지만 그만큼 대학생들의 풋풋한 감각에 거는 기대도 크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대학생 등 외부 디자인 인력은 전문적이진 않지만 시장흐름에 가장 다가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갖추고 있다”며 “지금까지 금기시됐던 아이디어들까지도 포용할 준비가 됐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상당한 애착을 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실질적인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에서 원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실무능력을 겸비한 디자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번 프로젝트 팀장을 맡고 있는 박유미씨는 “처음 시도하는 산학협력이라 어려운 점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지식을 실무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설렌다”며 “학생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SADI는 삼성전자가 지난 95년 설립, 지금까지 500여명의 전문 디자인 인력을 배출한 ‘디자인사관학교’. 이곳에선 매년 졸업생의 20%가 삼성에 입사할 정도로 뛰어난 디자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실험이 ‘삼성 디자인’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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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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