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대미술이 제시한 이혼부부를 위한 재산분배 해법

평창동 디방 화제의 전시 ‘나누기중개소’

김종우 '합의점을 찾을 수 없는 문제에 대한 가설과 그것의 증명'

이혼한 부부의 재산분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전시 ‘나누기 중개소’가 다음달 1일까지 평창동 소재 비영리문화공간 ‘디방’에서 열린다. 전시기획자 한수옥씨와 8명의 작가로 구성된 재산분배 대행업체 ‘나누기 중개소’가 이혼한 부부 김무영ㆍ김아미씨의 이성적인 소유물 배분을 돕는다는 내용이다. 물론 의뢰한 이혼 부부는 가상 인물이다. 소소한 물건마저도 쉽게 나눠가지려 하지 않는 이혼부부를 위해 작가 김기문은 벼룩시장을 제안했고, 화폐가치와 상관없이 색깔이 같은 물건끼리 물물교환해 나눠준다. 전시장에서 이 과정을 설치작품으로 볼 수 있다. 작가 김종우는 12가지 분배방법을 제시하고 활용도ㆍ사용빈도 등을 물리적 무게로 환산해 나눈다. 애완견을 분배한 오제훈 작가의 아이디어는 솔로몬의 지혜가 엿보인다. 강아지 똘이를 놓고 위안을 중시하는 아내와 그녀만큼 개를 사랑하지는 않으나 체온과 폭신함에 익숙해졌다는 남편을 위해 작가는 ‘개는 아내가 키우되 일정기간마다 개털을 지급해 남편에게 개 모양 쿠션을 만들어 줄 것’을 내용으로 한 합의서를 받아냈다. 부동산은 지도 위 땅따먹기로(작가 서지선), 아이의 동화책은 DVD로 녹음해 각각 나눠가지는(작가 폴리) 식으로 재치를 보여준다. 행복이 불안ㆍ슬픔으로 급변하게 되는 이혼 상황. 작가들이 제안하는 이성적 아이디어들을 통해 역설적으로 행복과 일상의 소중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02)379-3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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