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주과기원 초고속광네트워크 연구센터(우수연구센터를 찾아서)

◎광케이블 정보간격 제로화 몰두/브리태니커 백과/초당 2만권 분량/전송기능 개발목표 광주과학기술원의 백운출 교수(정보통신학과)는 「교육혁명」을 꿈꾼다. 그가 꿈꾸는 세계는 평등한 세계다. 지금처럼 일류대, 이류대라는 구분이 없다. 누구나 필요한 교육을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받을 수 있다. 그의 꿈을 이루어주는 것은 초고속 정보통신망이다. 백교수는 오늘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초고속망의 뼈대가 되는 광케이블을 뽑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정보를 주고받는데 사용한 구리선이 흙먼지가 이는 시골길이라 한다면 광케이블은 고속도로입니다』  광케이블은 유리로 만들어진 가느다란 실이다. 구리선을 타고 전기가 흐르듯 광케이블 속으로 빛이 달린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빛. 이 빛이 온갖 정보를 담고 있다. 광케이블은 저항이 없어 빛의 속도가 줄지 않는다.  『구리선이나 기존의 광케이블은 기가(10억bps)급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1초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약 20여권의 내용에 해당하는 분량입니다. 우리 목표는 1초에 브리태니커 사전 약 2만권 분량을 보내는 테라급(1조bps)의 속도를 가진 광케이블입니다』  백교수는 『1백 테라급 속도를 내는 광케이블을 개발하면 현재 지구에서 전송되는 모든 정보를 광케이블 하나로 보낼 수 있다』며 『화상회의, 원격진료, 사이버쇼핑 등 진정한 정보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특히 그는 『서울대의 강의를 제주도에서도 바로 들을 수 있다』며 『대학의 구분의 사라지는 것은 물론 교육의 개념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언한다.  테라급의 속도를 내는 광케이블을 만들기 위해 백교수는 광케이블 속의 정보와 정보의 간격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광케이블을 통해 전달되는 수많은 정보는 코스를 도는 달리기 선수들이다. 선수(정보)와 선수의 간격을 좁히면 그만큼 많은 정보를 보낼 수 있다. 이 간격을 「0」에 가깝게 줄이는게 백교수의 목표다.  이를 위해 백교수는 오늘도 광케이블의 구조를 특수하게 바꾸거나 유리에 게르마늄을 비롯한 다양한 광물질을 섞어 본다.  머리카락 굵기의 광케이블 속을 들여다 보면 지름이 0.009㎜인 가느다란 유리섬유를 또다른 유리섬유가 감싸고 있다. 속에 있는 유리섬유를 통해 빛이 지나가고, 갑옷처럼 겉을 감싸고 있는 유리섬유는 빛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빛을 붙잡는다.  광케이블은 백교수가 평생을 바친 분야다. 지난 69년 미국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벨연구소에 들어가 광케이블을 만났다. 광케이블만 연구한지 20여년이 넘는다. 이곳에서 백교수는 연구원의 최고직위인 「석좌연구위원」까지 올랐다. 그는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올 때 벨연구소의 동료들이 붙잡았습니다. 그들에게 딱 10년동안만 고국에 봉사하고 오겠다고 설득했습니다. 2001년까지 제가 배운 모든 것을 이곳에 쏟아붇고 다시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갈 겁니다』  광주과기원의 첫 교수로 부임한 그는 이러한 결심을 동료나 후배교수들에게 당부한다. 『대학교수가 어떻게 골프를 칠 수 있습니까. 여러 곳에서 작은 연구과제를 따오는 「보따리장사」도 결국 연구를 방해합니다. 부임할 때 다른 교수들에게 「연구비는 무조건 내가 따오겠다. 당신들은 연구만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지금도 이 결심을 지키고 있습니다』<광주=김상연 기자>

관련기사



김상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