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접 할테니 너희나 자회사 차려서 해라.”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업체들간에 참여형식을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을 비롯한 LG통신계열은 휴대인터넷 사업에 경쟁업체가 자회사 형태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전방위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부가 휴대인터넷 사업자를 선정할 때 공정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자회사를 통한 참여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SK텔레콤은 “KT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망을 기반으로 한 지배적 사업자이므로 자회사 형태로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며 KT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KT는 이에 대해 “휴대인터넷은 네스팟과 같은 무선랜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서비스인데 자회사로 참여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SK텔레콤의 주장은 KT의 직접참여를 방해,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애드벌룬일 뿐”이라며 역공을 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과 LG통신계열도 사정은 비슷하다.
두 업체는 “KT와 SK텔레콤이 직접 사업에 참여할 경우 공정한 경쟁이 되겠느냐”며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도 자회사를 통해 사업자 선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PCS, IMT-2000 사업자 선정 때도 자회사나 컨소시엄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제대로 된 적이 있었느냐”며 “자회사를 통한 사업 참여의 불합리성이 이미 검증된 만큼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자회사 참여 방안은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을 뿐”이라며 “업체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만큼 섣부른 예단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