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철근, H형강 등 봉ㆍ형강류 수출 가격을 재차 인상한다. 이는 국내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기도 해 가격을 놓고 제철업계와 건설업계 간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15일 봉ㆍ형강제품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과 국제 철강 시황 개선 영향으로 9월 중순 이후 계약이 이뤄지는 제품의 수출가격을 톤당 30~40달러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이달 초 톤당 600달러 선이었던 철근 수출가격은 630~64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고, 톤당 680~690달러 수준이던 H형강도 710~720달러 선으로 오르게 됐다. 이번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국내ㆍ외 철스크랩 가격은 7월 하순부터 급등하며 현재까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 내수 가격이 8월 톤당 304달러에서 9월 초 15%이상 오르며 350달러 수준에 도달했고, 동아시아지역 철스크랩 수입가격도 톤당 415달러까지 상승하며 8월 가격대비 45달러 가량 상승했다. 국내 철스크랩 가격도 강세를 보이며 9월 가격이 8월 대비 톤당 2~4만원가량 상승한 상태다. 해외제품 가격 상승세도 수출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가 이달 초부터 중소형 철강사에 전력 공급을 중단하면서 철강제품 가격이 단기 급등했고 현재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베이징 지역 철근 가격은 전력공급 중단 전 톤당 560달러였던 것이 현재는 585달러까지 급등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제품에 대한 세계 수요가 회복되고 있어 인상된 가격이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라마단 기간으로 인해 소강상태였던 중동지역 철강수요가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국내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이미 8월부터 주요 수요처에 적용하던 할인폭을 10만원 수준에서 3만원 선으로 축소한 바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건설경기가 최악인 상태지만 원가 상승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국내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