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가을 바람이 제법 차갑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예년보다도 추위가 일찍 찾아올 모양. 쇼윈도는 이미 9월부터 겨울 준비를 재촉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철과 머지 않아 다가올 겨울철을 대비하기 위해 가장 요긴한 소재는 바로 가죽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가죽 제품의 인기가 한층 고조될 전망. 60년대와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복고풍 패션이 주류를 이루면서 추운 날씨에도 섹시한 보디라인을 강조할 수 있는 스타일로 가죽 패션이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유행의 첨단을 걷는 가죽 패션에 대해 신원 베스티벨리의 박성희 디자인실장의 조언으로 살펴 보자.
◇염소ㆍ악어 등 활용소재 다양= 해마다 가을ㆍ겨울 시즌에는 가죽 아이템이 각광을 받지만, 올해는 일반적인 소가죽과 양가죽 외에 토끼, 염소, 악어 등 다양한 동물 가죽이 소재로 활용돼 색다른 멋을 느끼게 한다.
다소 낯선 염소가죽은 가공 처리를 통해 촉감은 부드러우면서도 튼튼하고 질긴 소재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특히 소가죽 등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부드러운 파스텔톤까지 완벽하게 염색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염소가죽의 인기 요인.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악어 가죽도 패션 리더들의 몸을 휘감을 전망이다. 과거엔 주로 핸드백으로만 사용되던 악어 가죽이 재킷과 코트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색상도 은색, 보라색 등 과감해졌다.
◇패치를 활용한 빈티지 스타일 인기= 이번 시즌 가죽 패션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코듀로이나 데님, 니트 등 전혀 다른 소재에 가죽을 장식으로 덧붙이는 가죽패치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데님 블루종에 가죽으로 주머니나 칼라, 목 부분의 여밈 장식을 가죽으로 덧대거나, 데님 스커트와 바지에 가죽 포켓 장식을 붙이는 등 다양한 패치 활용법이 선보이고 있다.
가죽패치 패션은 새 옷이라도 구제품처럼 낡은 듯한 이미지를 주는 한편 데님 등 캐주얼한 소재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짝 얹어줌으로써 이번 시즌 색다른 멋을 살리고 있다.
◇`믹스&매치` 스타일의 주역= “가죽 패션은 `터프`하다”는 고정관념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이번 시즌에는 짧은 허리선과 과감한 버클 장식 등 오토바이 패션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바이커 재킷`를 여성스러운 실크 원피스 위에 덧입어 상반되는 소재 활용을 즐기는 `믹스 앤 매치`스타일이 가죽패션의 매력을 한껏 높일 전망. 여성스럽고 우아한 실루엣과 터프한 가죽 바이커 재킷이 세련된 개성을 표현해 준다. 또 슬림하게 몸에 붙는 가죽 바지와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니트 스웨터를 매치시키거나, 가죽 미니스커트와 가죽 롱부츠로 80년대풍의 섹시한 스타일을 재연하는 등 가죽 패션의 연출법은 무궁무진하다.
◇블루종, 트렌치코트‥‥재킷은 다다익선=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이 쏟아져 나온 이번 시즌, 바지나 스커트와 달리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죽 재킷은 스타일에 따라 몇 벌이 있어도 좋을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인기가 높은 것은 짤막한 허리 라인의 가죽 블루종이나 바이커 재킷(일명 라이더 재킷). 바이커 재킷은 모토사이클을 탈 때 즐겨 입는 검은 가죽 재킷으로, 지퍼와 투박한 버클 등 다양한 장식으로 터프한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 것이다. 이 밖에 개버딘이 주요 소재로 쓰이던 트렌치코트도 가죽 소재가 사랑받고 있으며, 가죽 스커트와 재킷이 함께 출시된 수트도 독특한 느낌을 살려주는 아이템이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