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키보드 하나면 세상이 보인다”(PC통신 가입자 500만시대)

◎사이버 시대 활짝/신문·TV 버금/여론형성 주도/소비계층별 공략/고급광고매체 부상천리안 유료 가입자가 국내 처음으로 1백만명을 넘고 하이텔·유니텔·나우누리 등도 1∼2년에 이에 가세할 태세다. 이는 「PC통신 혁명」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사회 각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PC통신 1백만 가입자 시대의 의미, PC통신의 발전방향, 사회적 영향 등을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모든 길은 PC통신으로 통한다」 천리안이 유료 가입자 1백만명을 돌파하자 데이콤의 한 직원은 PC통신을 통한 정보사회, 사이버 사회가 코 앞에 다가왔다고 흥분했다. 1백만명의 가입자를 바탕으로 『이제 PC통신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천리안 뿐아니다. 하이텔·나우누리·유니텔 등 다른 PC통신도 「천리안 1백만명 돌파」 소식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들도 비슷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하이텔의 유료 가입자는 현재 90만명. 나우누리는 62만명, 유니텔은 60만명이다. 모두 1∼2년에 1백만명을 넘어설 기세다. 「PC통신 1백만명 시대」는 이제 현실이다. 4대 PC통신 가입자는 현재 3백만명이 넘는다. 무료 가입자를 포함하면 국내 PC통신 인구는 5백만명에 달한다. 2가구 가운데 1가구는 PC통신을 이용하는 셈이다. 1백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온라인 서비스는 세계에서도 미국의 AOL, 컴퓨서브 등 6개사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정보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1백만명 가입자 돌파」는 「1백만개 제품 판매」나 「1백만번째 고객 방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PC통신의 영향은 지속적이다. 1백만명은 늘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들의 주장은 바로 여론에 반영된다. 원하는 제품을 사기 위해 PC통신을 두리번거린다. 1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PC통신은 더이상 젊은이와 PC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PC통신의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유력 신문들은 모두 1백만 이상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1백만 이상 팔린 음반과 책은 「밀리언 셀러」라고 불리며 한 시대의 문화를 대표한다. PC통신도 이제 신문이나 방송 만큼의 여론 형성능력을 갖게 됐다. 그 시대의 주류 문화가 PC통신에서 형성된다. PC통신 업체들은 「1백만명 가입자」가 적자에 허덕여온 PC통신이 흑자로 돌아서는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천리안이 지난해 처음으로 5억원의 흑자를 낸데 이어 올해 20억원의 흑자를 낼 예정이다. 1백만명의 가입자 덕택이다. 곧 1백만명을 넘어설 다른 PC통신들도 이를 따를 것이다. 「가입자 1백만명」의 효과는 온라인 광고에서 먼저 나타날 전망이다. 천리안의 정현배 과장은 『PC통신 이용자는 주로 20∼30대의 젊은이로 소비욕구가 높은데다 PC를 가질 만큼 고소득층』이라며 『광고가 점점 소비계층별로 분화되는 추세에서 PC통신은 가장 훌륭한 광고매체』라고 설명했다. 선택된 소비자 1백만명을 대상으로 한 광고는 효과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올들어 PC통신 광고는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일만큼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PC통신 업체들은 앞으로 사용료가 줄어들거나 무료로 바뀌는 추세인 만큼 광고나 홈쇼핑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며 『1백만명의 가입자는 이를 충분히 지탱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례없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PC통신 업체들이 내년 투자를 늘리고 있다. 「1백만명」이 주는 의미가 이처럼 각별하기 때문이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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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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