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짝지어야 산다" 은행권 전략적 제휴 바람

외국 금융기관과의 `짝짓기' 바람이 국내은행권을 강타하고 있다.씨티은행의 본격 상륙에 위기감을 느낀 대형 은행들이 앞다퉈 세계 유수 금융기관과의 제휴 추진을 선언하기 시작했고 제휴 범위도 기존의 단순업무제휴를넘어지분교환 단계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새 격전지로부상한 자산운용과 프라이빗 뱅킹(PB) 시장을겨냥한외국계와의전략적제휴는 은행권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글로벌 은행과의 제휴 만이 살길"씨티은행의 공세에 대비한 국내 대형은행의 대응이 씨티와 필적할 글로벌은행과의 제휴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거대 자본력과 첨단 금융기법,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운 씨티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씨티와 1대 1로 맞서 싸울 수 있는"(김정태 국민은행장) 세계적은행을 끌어들여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펴겠다는 것. 국내 최대 은행으로 선도은행을 자임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이미 국내 시장진출에 관심이 큰 세계적 은행 2∼3곳과 초기단계의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특정 사업만을 겨냥한 제휴가 아니라 소매금융부터 중소기업금융, 대기업 금융,PB, 자산운용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제휴(Package Deal)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자사주 지분(9.2%)을 매각하거나 지분을 맞교환하는 형태로 제휴의 결 속력을`혈맹(血盟)'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도 내비치고 있다.이런 맥락에서 국민은행이 한투증권.대투증권 인수 컨소시엄에 끌어들인 JP모건체이스의 행보에 금융계의 신경이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 못지않게 글로벌 은행과의 제휴에 적극적인 곳은 하나은행. 이미 한 두달전부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김승유 하나은행장)들과 다양한 형태의 제휴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금융계소식통들은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당초 예금보험공사 지분(22.23%)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세계유수의금융기관을 2대 주주로 끌어들이려고 했으나 여의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는 아직까지 `나홀로 성장'을 외치고 있지만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에 강한 자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자산운용분야 `짝짓기' 봇물포괄적 제휴 형태는 아니더라도 국내 은행과 외국 금융기관들은 당장 제휴의 필요성이 큰 자산운용과 PB분야에서 손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자산 운용 시장은 간접투자자산운용법 시행에 따라 은행의새수익원으로각광 받고 있는데다 때마침 한투증권.대투증권이라는 초대형 매물이 나와있는 터여서제휴 경쟁을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이와관련, 국민은행은 한투증권.대투증권 인수전에서 JP모건체이스와손을 잡았고 하나은행은 골드만 삭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세계 자산운용 및 투자금융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금융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씨티은행과 정면 승부를 펴겠다 는 의도로풀이된다. 기업은행은 지난 16일 프랑스의 종합금융그룹인 소시에떼제네랄 은행의자산운용 자회사와 합작제휴를 맺고 소형 투신사또는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겠다고발표했다. 사모펀드 시장진출에 적극적인 신한금융지주는 기존 제휴사인 BNP파리 바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되 조흥은행이 대주주인 조흥투신운용의 업무를통합하는방안을추진하고 있다. PB 분야도 짝짓기 바람이 거세질 전 망이다. 국민은행은 조만간 스위스계 은행과PB 관련 전략적 제휴를 맺을 예정이고, 신한금융지주도 PB분야에서 세계 유수의금융기관과 전략적 제 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rhd@yonhapnews.co.kr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무 단전 재-재 배 포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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