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회복의 과도기인가, 실업대란의 본격화인가. 전형적인 경기후행지표로 우리 경제의 안정세를 마지막으로 확인해줄 고용지표가 꽁꽁 얼어붙었다. 설마 했던 실업자 120만명 시대가 10년 만에 현실이 됐고 실업률도 5%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일자리 창출을 어떻게든 이뤄내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새해 첫 달부터 공수표가 돼버렸다. 그러나 정부는 "경기회복기에는 실업자와 취업자가 동시에 늘어난다"며 실업률 급등을 고용회복의 과도기로 해석하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지난 1월 고용동향에서는 1월 기준 실업자가 121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36만8,000명)나 늘어났다. 지난 2000년 2월(121만8,000명) 이후 최대 규모로 실업자 100만명 돌파는 2001년 3월 이후 9년 만이다.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실업률도 전년동월 대비 1.4%포인트 오른 5%로 치솟아 2001년 3월(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자가 이렇게 한꺼번에 늘어난 것은 계절적 요인과 함께 희망근로ㆍ청년인턴 등 공공근로가 일시적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겨울에는 임시ㆍ일용직과 농림어업 분야의 일자리가 감소하는데다 올 겨울은 25만명에 달하는 희망근로가 종료돼 이들이 한꺼번에 실업자가 됐다는 분석이다. 은순현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더 많이 해 실업자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며 "통상적으로 경기회복기에는 실업자와 취업자가 같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현상황만 잘 넘기면 봄에는 일자리 창출이 본격화돼 보다 나은 고용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2월에 재개된 희망근로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만명에 불과하고 민간 부문의 자생적인 일자리 창출 역시 쉽지 않아 보여 실업률 고공행진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취업자 수는 2,28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명 늘었다. 고용률은 56.6%로 전년동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