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인들 공포의 유전병 '낭포성섬유증'

백인들 공포의 유전병 '낭포성섬유증' 한국계 바이오 벤처기업인이 백인들에게 '공포의 유전병'으로 불리는 낭포성섬유증(CFㆍCystic fibrosis)을 저렴하고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미국 LA에 연구소를 둔 날리진(KnowledGene.com)의 필립 김( Phillip S.Kimㆍ33ㆍ사진) 대표는 18일 "DNA칩 1개를 여러 사람이 쓸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라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칩 하나로 최대 100명의 CF검사를 할 수 있어 200달러를 넘는 기존 검사비용을 20~30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이민, UCLA에서 생화학과 유전공학을 전공한 이학 박사. 지금까지 개발된 DNA칩은 칩 1개당 1명만 사용할 수 있다. 또 결과를 분석하는 데만 5시간 이상 걸린다. 그러나 날리진이 미국의 나스닥 등록업체 나노진(Nanogen)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DNA칩은 칩 1개로 수 십명을 검사할 수 있는 데다 2~3분이면 검사결과를 알 수 있어 관련업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유전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피검사자의 입안에서 떼낸 세포는 중소 병ㆍ의원에서 날리진 검사센터나 계약을 맺은 대형 종합병원으로 보내진다. 날리진은 이같은 영업망을 구축하고 인터넷 홈페이지(해외 KnowledGene.com, 국내 KnowledGene.co.kr)를 통해 일반인, 의사들을 상대로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카운셀링을 해줄 예정이다. 김 대표는 "미국 정부는 한해 CF환자 치료에 10억 달러를 쓰고 있다"며 "NIH(국립보건원)가 이르면 내년 중 광범위한 CF검사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시장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제휴업체인 나노진과 라이센싱협상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 말 나노진 부사장과 한국을 방문, 삼성측 관계자 등과 칩 기술 응용문제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낭포성섬유증이란= 백인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유전병으로 폐 속의 점액을 진하게 해 폐기능을 약화시키교, 췌관을 막히게 해 아이들이 영양분을 잘 소화하지 못하게 한다. 반복되는 호흡기 감염과 소화기관의 흡수불량, 부비강염 등의 심각한 퇴행성 증상을 나타낸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태어나는 백인 아기 1,800명중 1명 꼴로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 매년 1,000명의 백인 어린이 질환자가 태어난다. ◆사업전망 날리진의 기술은 저렴한 가격에 신속하게 CF 등 유전병의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지 검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제휴업체인 미국의 나노진사는 DNA칩과 워크스테이션을 이용한 분석장비를 개발한 업체. 그러나 분석장비가 16만달러, 칩 1개가 150달러로 비싸 재래식 검사법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앞서지 못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천기술= 그러나 날리진이 나노진과 제휴해 만들 4세대 DNA칩은 우표 크기 1/4만한 컴퓨터칩 밑바닥에 있는 수많은 스팟에 컴퓨터를 이용해 (+)(-) 극성을 띠도록 조작할 수 있다. DNA가 (-)전하를 띠는 성질을 이용해 칩 위의 원하는 부분에 (+)극성을 부여, 유전자가 달라붙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극성을 부여해 떨어뜨릴 수도 있다. 칩 위에는 정상인과 CF유전병 환자의 올리고가 잘 붙도록 도와주는 물질을 넣어 특수코팅처리를 했다. 이 칩을 사용하면 CF 검사대상자의 입안에서 떼낸 세포를 칩 안에 흘려넣은 뒤 칩 스팟에 (-)극성을 부여, 샘플 DNA가 ▦정상적 올리고 부위에 달라붙으면 CF유전자를 갖지 않았고 ▦비정상 올리고 부위에만 달라붙거나, 양쪽 모두에 달라붙으면 검사대상자 부모 중 한쪽 이상이 CF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향후 사업계획=날리진의 이 기술을 활용하면 CF 등 유전병 위험이 있는 커플들을 미리 판별하고 태아기에 미리 유전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CF 유전병을 가진 아기의 출생을 피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NIH(국립보건원)가 태아를 임신한 커플이나 출산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CF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검사하는 것을 권장사항으로 지정, 경제성 있는 검사방법이 개발되는 대로 구체적 검사 프로그램이 정해지고, 이르면 내년 중 광범위한 CF검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유전적 혈액색소침착증, 혈우병, 흑인 유전병인 겸상(鎌狀)적혈구빈혈증 등이 수년 내 새로운 검사대상으로 제시될 것"이라며 "CF는 단지 첫 시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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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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