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자의 눈 - 러시앤캐시의 칠전팔기

금융부 이병관 기자


금융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한 국민행복기금이 10월말까지 6개월간 본접수에 들어간다. 연체 에 따른 빚 독촉으로 정상 생활이 힘든 서민에게 정부가 일부 채무탕감 등을 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일회성 프로그램이다. 행복기금의 시혜성 잔치가 끝나면 상당 수는 또 다시 불법 사채시장의 늪에 빠지며 금융 소외자로 내몰릴 우려가 높다. 일회성 퍼주기 지원도 필요하지만 민간에서 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서민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게 절실하다. 서민금융이 업계 전반에 퍼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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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그룹(러시앤캐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러시앤캐시는 일찌감치 야간 빚 독촉을 없앴고 지난 2011년에는 스스로 연대보증 제도를 폐지했다. 소비자보호와 편익 제일이라는 최윤 회장의 철학이 작용한 결과다.

최 회장은 서민금융 확대를 위해 당국에 또 하나의 도전장을 내밀었다. 예금보험공사가 내놓은 가교저축은행 매물 입찰에 참여했고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이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8번째 도전이다. 그동안 대부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이번에도 거의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민금융의 발전보다는 여론 눈치와 향후 보신에 신경쓰는 공무원의 성향이 작용했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대부업체에 넘겨줬다가 추후 부실이 생길 경우 그 책임을 고스란히 정책 담당자들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출신이 일본이라는 점도 당국자들의 결정을 괴롭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서민금융의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도 최 회장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저금리의 자금조달이 가능해 30만명의 자사 고객에게 7%포인트만큼 금리 감면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낙찰에서는 당국이 이미지와 타성에 벗어나 무엇이 서민금융을 위하는 길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y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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