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반값TV 사자" 텐트치고 밤새 장사진

美 최대쇼핑 시즌 '블랙 프라이데이' 개막<br>3일간 1억5000명 쇼핑 예상 할인점 등은 개점시간 앞당겨<br>"고객 한사람 이라도 더 모으자" 反 월가시위대는 상가점령 시도


추수감사절인 24일 밤 9시(현지시간). 뉴욕 인근의 대형 쇼핑몰인 가든스테이트 플라자에 위치한 베스트 바이 매장 인근에는 쇼핑객들의 줄이 300m 넘게 늘어졌고, 매장 입구 근처에는 텐트도 몇 개 눈에 띄었다. 삼삼오오 나온 쇼핑객들은 쌀쌀한 날씨에 개장시간인 밤 12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텐트에 있던 알론 버크만(22)씨는 "199달러짜리 42인치 TV를 사기위해 하루전부터 텐트를 치고 있었다"며 "수백 달러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수고는 할 만하다"고 말했다. 북미지역의 연중 최대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개막되면서 유통업체들의 치열한 매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미국에서 연말 쇼핑시즌의 개막을 알린다. 이날부터 연말까지의 매출이 연간 전체 소매점 매출의 25~40%를 차지한다.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유통업체들은 매장 개점시간을 앞다퉈 앞당겼다. 세계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백화점 메이시, 양판점 콜 등은 목요일 저녁 8~10시에 개점했다. 사실상 블랙 프라이데이가 목요일에 시작되는 셈이다. 대형 할인점인 타깃,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백화점인 메이시스 등은 추수감사절 자정부터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이들 매장 앞에는 원하는 물건을 싼 값에 구입하기 위해 일찌감치 나온 고객들이 많았다. 유통전문가인 마샬 코헨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좋았던 시절에 비하면 소매점의 매출증가율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워싱턴이 정쟁만 일삼으면서 일자리 창출이나 세금 감면 등이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많이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객수는 2억2,500만명으로 지난해(2억1,200만명)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이번 주말에만 1억5,000만명 이상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시즌 소매점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8% 늘어난 4,66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5%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된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은 더욱 커 시장조사기관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3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즌의 또 하나 특징은 소비의 양극화다. 중산층, 서민을 상대로 하는 할인매장들이 개점시간을 앞당긴 것과 달리 뉴욕 맨해튼의 고급백화점인 니만 마커스나 삭스 피프스 에비뉴 등은 금요일 오전 정상적으로 개장했고 할인품목도 매우 제한됐다. 할인을 해봐야 매출 증가효과는 별로 없고, 오히려 마진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이들 업체들의 판단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테픈 사도프 삭스 회장은 "리세션 이전에 비해 프로모션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반(反)월가 시위대는 "검은 금요일은 이제 그만(Stop Black Friday)"을 내걸고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을 하지 않거나 대형 매장이 아닌 지역의 중소 상점을 이용하자고 권유하는 등 상가 점령 시위를 하기로 했다. 표적이 된 소매점은 니만 마커스, 아마존, 월마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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