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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평창, 비상만 남았다] "업그레이드 평창"… 춤형 득표로 승부수

조밀한 경기시설, 주민 열망, 亞 동계스포츠 메카 등 강점 <br>조양호ㆍ박용성 유치활동 주도…이건희 회장 IOC위원 공략

주경기장인 평창 알펜시아 동계스포츠경기장의 스키점프대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3수에 나선 평창의 운명을 결정할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IOC는 오는 7월4∼5일(이하 한국시간) 이틀간 집행위원회를 개최한 뒤 총회 첫날인 7월6일 투표에 들어가 이날 밤 12시 개최지를 결정한다. 강원도 평창은 지난해 6월 후보도시로 다시 선정된 뒤 업그레이드된 평창을 보여주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 훨씬 알찬 개최 계획서를 제출했고 IOC 평가단의 현지실사도 깔끔하게 소화했다. 이제는 투표권을 쥔 IOC 위원들의 표심을 최대한 모아 IOC 총회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도록 하는 일만 남았다. 일각에선 낙관론이 조심스레 제기되기도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준비 착착…더 이상 눈물은 없다= 3회 연속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평창은 조밀한 경기장 배치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경기장이 선수촌에서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와 92%의 지지도에 달하는 지역 주민들의 뜨거운 열망은 최대 강점으로 평가된다. 또 훌륭한 시설을 남길 수 있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동계스포츠가 확산될 것이란 점도 유리한 대목이다. 평창은 두 번의 눈물을 뒤로 하고 차근차근 세 번째 도전을 준비했다. 2009년 7월 무주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스키점프대가 대관령 알펜시아 리조트에 들어섰다. 또 국제스키연맹(FIS)컵 알파인스키를 비롯해 스키점프월드컵 시리즈, 피겨스케이팅선수권 등 메이저급 국제대회를 유치해 개최능력을 과시했다. ◇라이벌 뮌헨, 안시는…= 1972년 하계올림픽을 열었던 뮌헨은 평창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설상 경기장이 있는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은 시설이 훌륭하다. 유치 활동을 이끌고 있는 토마스 바흐 IOC 부위원장과 옛 ‘피겨여왕’ 카타리나 비트의 지명도가 높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적극 나서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그러나 그치지 않는 올림픽 반대 단체들의 활동과 IOC 설문조사에서 61%에 그쳤던 주민 지지도, 경기장 배치 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천혜의 알프스 풍광을 자랑하는 안시는 프랑스가 1924년 샤모니와 1968년 그르노블, 1992년 알베르빌 등 이미 3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다는 사실이 장점이자 부담 요인이다. IOC로부터 경기장이 너무 분산 배치돼 재검토하라는 지적을 받은 것도 감점 요인이다. ◇맞춤형 득표 전략= 개최지는 IOC 위원들의 개인적 성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무기명 전자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현지실사 평가 결과는 판단근거를 제공하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후보도시와 IOC 위원 간의 개별 접촉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남은 기간 국제행사 등 허용된 범위에서 가용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IOC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는 이에 맞춘 IOC 위원별 맞춤형 홍보 전략을 가동 중이다. 조양호 유치위원장은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IOC 위원들의 표심을 파고들어 효율적인 득표 활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조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은 국내외에서 유치 활동을 이끌고 삼성전자 회장인 이건희 IOC 위원은 동료 위원들을 접촉할 수 있는 권한을 앞세워 평창의 강점을 홍보하는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IOC 선수위원은 주로 선수위원들을 맨투맨 방식으로 공략하고 있다. 평창은 아울러 ‘피겨여왕’ 김연아(고려대) 외에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 김나미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인 전이경 등 유치위 선수위원들을 앞세워 IOC 위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맞춤형 접근전략을 택하고 있다. 평창은 오는 5월18~19일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진행되는 후보도시 테크니컬 브리핑을 마지막 분수령으로 보고 역량을 집결한다는 계획이다. 개최지 투표에 앞서 마지막으로 IOC 위원 전원을 만나 유치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다. 첫날 세 후보도시가 45분씩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45분간 질의응답을 받고 이틀째는 자유롭게 접촉하는 시간이다. 로잔 브리핑에서는 김연아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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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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