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고유가항의 시위확산 몸살

유럽 고유가항의 시위확산 몸살도로·석유시설 봉쇄로 각국 비상 돌입 고유가에 항의,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도로 및 석유시설 봉쇄 시위가 연일 유럽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석유수송을 위해 군대가 긴급대기상태에 들어갔으며 독일정부도 고유가 피해계층 지원책을 밝히는 등 서둘러 사태진화에 나서고 있다. 유럽교통의 중심지인 벨기에 역시 정부가 시위중인 운송노동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등 수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를 제외한 각국 정부는 유류세 인하라는 시위대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유가급등에 따른 인플레로 유럽 및 아시아 등지의 경제성장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세계경제에 고유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대책마련 비상=영국, 독일 등은 총리가 직접 TV에 나오거나 시위현장에 출현, 사태해결에 나섰다. 시위로 인해 석유운송이 90% 이상 중단되고 일부학교의 휴교 및 사재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에서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12일에 이어 13일에도 TV에 나와 이날로 7일째로 접어든 시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블레어총리는 『병원은 물론 사회기간분야가 마비되고 있다』며 『시위가 계속될 경우 일부지역 사람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며 시위중단을 호소했다. 영국 국방부는 사태심각시 군대내 석유비축분을 민간에 방출키로 하고 이날 관련 부대와 장병들에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날 하원연설을 통해 고유가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유가 급등에 따라 심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또 시위대가 운집한 북부 슈베른시를 방문, 유류세 인하요구 시위는 경제에 상처를 입힐 뿐이라면서 내년 1월로 예정된 휘발유 환경세 인상조치를 강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 베르호프슈타트 벨기에 총리도 도로운송업조합(UPTR)과 교통부당국의 타협안이 조합원의 거부로 무산된 13일 시위대에 전향적 자세를 지니고 사태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각국 정부수반들이 직접나서고 있지만 시위대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유류세 인하요구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태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짙어지는 인플레 먹구름=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불안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빔 두이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3일 유가급등과 최근 유로화약세로 유로 11개국이 인플레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연설에서 앞으로 수개월간 유로권의 물가상승률이 인플레허용 기준치인 2%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호주 SG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유가불안이 회복세에 접어든 아시아경제를 다시 침체국면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9/14 19:0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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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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