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커지는 민경찬 펀드 의혹

투자자 왜 드러나지 않나?거액자금 모은 목적은? 실제 650억 유치하긴 했나?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44)씨가 만든 속칭`민경찬 펀드`의 실체를 둘러싼 의혹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급기야 민씨를 상대로 직접 대면조사까지 벌였으나 펀드의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신용불량 상태인 민씨가 단시일 내에 과연 어떻게 650억원의 천문학적 금액을 유치했는지, 돈을 맡긴 투자자들은 누구인지, 돈을 모은 목적은 무엇인지, 실제로 자금을 모은 것인지 등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 시나리오 1, 사모펀드 설립 추진 민씨가 세웠다는 투자회사 `시드먼`은 아직 행정당국에 정식 등록조차 하지 않은 상태. 민씨의 주장대로 650억원을 유치한 것이 사실이라면 현재로선 민씨가 순수 투자목적의 사모(私募) 펀드 설립을 추진하는 단계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회사 설립 이전에, 일단 뜻을 같이하는 전주(錢主)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단계라는 것이다. 이 경우 시드먼은 향후 투자분야에 따라 금감원(뮤추얼펀드)이나 중소기업청(창업투자사), 건설교통부(부동산투자회사) 등에 회사설립 신고를 하면 합법적으로 투자활동에 나설 수 있다. 민씨가 대통령 친인척이라는 신분 상 충분히 사회적 파문이 예상되는데도 주간지와의 인터뷰에 나선 것 역시 투자유치를 홍보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민씨 문제가 언론에 크게 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펀드 가입자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어 모금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시나리오 2, 사업 재기 위한 우회적 자금모집 민씨가 벤처사업과 병원 경영에 실패한 뒤 사업에 재기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자금모집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민씨는 2002년 경기 김포시 푸른솔병원을 인수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개인 명의로 수십억원을 대출받았으나 적자누적으로 원리금을 제 때에 상환하지 못해 신용불량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도권 금융기관에서는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힘들게 되자 투자회사라는 우회적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는 것. 이 경우 투자자들에게 `수익보장`등의 조건을 내걸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유사수신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 시나리오 3, 검은 자금 합법화 방편 민씨는 당초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드먼에) 일부 불순한 의도의 돈도 많이 들어온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현직 대통령의 사돈인 민씨에게 청탁성 검은 자금이 몰려 들었고, 이를 합법적 계약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펀드 설립이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변형섭 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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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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