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없지만 경기 회복과정의 리스크에 대해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신흥국은 외화건전성을 강화해 또 다른 위기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나라의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와 금융안정위원회(FSB) 주최로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Korea-FSB 신흥국 금융 콘퍼런스’에서 마리오 드라기 FSB의장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는 한동안 위험요인이 병행되는 회복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재정부양책으로 인한 재무리스크와 함께 국가들마다 다른 지역적인 리스크는 회복국면의 리스크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 날 오찬 기조연설후 기자들과 만나 “(2ㆍ4분기 미국 성장률이 떨어졌지만) 시장의 당초 예상보다는 높았다”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화 아시아개발은행(ADB)이사도 “두 번째 글로벌 경제 침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하지만 지역별 리스크가 존재하고 아시아는 자산거품 위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들의 지역별 리스크에 대해 이 날 콘퍼런스에서는 외화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김 총재는 오찬 연설에서 “신흥시장국은 대체로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해지는 어려움을 경험한 만큼 외국자본 유출입이 경기에 순응하는 정도를 완화하고 외화부채 관리 등 외환건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총재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경기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간 연계성 파악 등이 요구되는데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정책 체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규제방안을 설계중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BSBR)는 새로운 은행 규제 강화 방안(바젤Ⅲ)이 최상의 금융위기 예방책이며 경제의 지속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트 웰링크 의장은 “바젤위원회의 은행 규제 개혁이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지 않은 나라에도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세계의 은행 시스템이 충격에 더욱 잘 대응하도록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BSBC는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의 자기자본 규제와 유동성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본 건전성 제고 방안을 마련 중이며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 제출해 정상들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사공일 G20준비위원회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IMF가 세계경제 전체 차원에서 대출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많은 국가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크레디트 라인을 열어 주려는 것”이라면서 “다만 오는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에 대해 완전 합의를 봐서 발표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말했다. 그는 또 IMF 대출조건 등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