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1월 4일] 방화(放火)위험과 'u시티' 사회

도시생활을 파괴하는 수많은 위험 중 방화(放火)는 순식간에 많은 인명피해를 내는 현대사회의 가장 큰 위험요소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화재 가운데 방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대 5.8%에서 1990년대 8.7%로, 2000년대 들어 10%대로 올라섰다. 방화 동기는 취중ㆍ호기심 등 우발적인 경우가 40%, 가정불화와 경제적 문제가 12%, 원한ㆍ복수심 등 감정적 이유가 5% 정도를 차지한다. 기타 정신이상, 범죄은폐, 장난, 스릴을 즐기는 방화광 등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요즘 보험금을 노린 보험방화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도래와 더불어 사회ㆍ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절망으로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분풀이성 ‘묻지마 방화’가 증가하면서 도시생활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화는 다른 유형의 화재 원인과 달리 일부 사람의 일탈행위에서 발생하므로 대응방안도 인간행위 자체에서 찾아야 하기에 시스템적으로 아무리 완벽한 소방ㆍ방재시설을 갖췄더라도 방화하려는 사람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선진 외국은 오래 전부터 방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돼 다양한 예방정책을 추진해왔다. 우리나라도 사회 전체가 방화문제에 대한 예방책을 강구할 시점이 됐다. 방화는 고도의 모방범죄 특징을 보이므로 베르테르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살 보도기준’을 준수하고 영웅심리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방화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방화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사무실 빌딩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영화관에서, 언제 어디에서든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 무고한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따라서 다같이 방화문제의 해답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제 불확실한 사회가 아니라 안전한 환경에서 가정의 행복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방화위험을 직시하고 위험을 뛰어넘어 우리가 갈망하는 진정한 ‘u시티’를 만들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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