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해변 피서지 "울고 싶어라"

한 달 가까운 장마에 태풍마저 강타<br>숙박업소 객실 남아돌고 해수욕장 피서객도 한산<br>상인들 매출 '뚝' 한숨만


"지난 한 달 동안 해를 본 날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장사가 되겠습니까." 강원도 강릉시 경포대 해수욕장 근처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요즘 입이 바짝바짝 타 들어간다. 지난해 이맘때 같으면 여름철 피서객이 넘쳐 방이 모자랐는데 지난주 말에도 전체 객실의 20% 정도가 비었다. 김씨는 "한 달 가까이 계속 내린 비 때문에 여행객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며 "우리처럼 한 철 장사하는 사람은 하늘이 원망스러울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된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의 해변 피서지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매년 여름 휴가철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강원도 동해안에는 피서객이 지난해의 67%에 그치는 등 피서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9일 강원도 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올해 해변 개장 이후 지난 8일까지 동해안 6개 시·군 해변을 찾은 피서객은 총 1,508만 5,10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2,254만 5,282명보다 약 3분의1가량 줄었다. 최근 강원 설악해수욕장으로 가족과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정덕환(47)씨는 "지난주 말 내내 비가 와 해변에 나가지 못했다"며 "지난해에도 이곳에 왔었는데 확실히 한가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 경포비치호텔의 한 관계자는 "요즘이 한창 성수기여야 하는데 날씨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객실손님이 10~20% 줄었다"며 "비나 태풍 소식을 접하고 예약을 취소하거나 숙박일수를 줄이는 손님들이 많다"고 전했다.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었던 서해안의 피서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충남 보령에 위치한 대천해수욕장은 피서객이 전년 대비 20% 줄었다. 해수욕장 측은 구제역과 일본 지진 등의 여파로 피서객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잦은 비와 태풍의 영향으로 겹치면서 관광객이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름 피서지로 대표적인 부산의 해운대해수욕장도 폭우와 태풍으로 관광객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올해 7월부터 8월8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71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8만8,000명)에 비해 100만여명이나 줄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해수욕장도 비슷하다. 부산의 7개 해수욕장을 찾은 전체 피서객은 2,000만여명으로 지난해(2,200만명)에 비해 10%가량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상인들은 한 달 넘게 속병을 앓고 있다. 이곳 상인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매출은 전년보다 20~30%가량 줄었다. 해수욕장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올해는 기상이 좋지 않아 관광객이 줄어드는 바람에 그만큼 매출도 줄었다"며 "여름 한 철 장사로 1년을 운영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했다. 해운대 인근 호텔들도 여름철 객실 예약률이 지난해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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