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입차 플래그십 세단 양강구도 깨진다

벤츠 S클래스·BMW 7시리즈 최고급 사양 모델 반토막 등 올 판매량·시장점유율 주춤<br>아우디A8, 작년의 3배 팔려 폭발적 성장으로 '빅2' 위협, 페이톤·XJ의 추격도 거세


BMW의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가 호령하던 수입차 업계 플래그십 모델의 양강 구도가 깨지고 있다. 두 업체의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이 추락하는 사이 아우디가 A8을 앞세워 빅3를 형성할 태세고 폭스바겐과 재규어도 판매량을 늘리며 수입차 업체의 대표 모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S클래스 판매량은 1,8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54대의 82.1%에 불과했다. 최고급 사양인 S600은 142대에서 64대로 반 토막이 났고 S500(4매틱 포함)도 977대에서 597대로 60% 수준만 팔렸다. BMW 코리아의 7시리즈도 지난 10월까지 지난해(1,953대)와 올해(1,957대) 판매 대수에 큰 차이가 없지만 수입차 전체 볼륨이 늘어나면서 점유율은 2.63%에서 2.23%로 소폭 하락했다. 최상위 모델인 760과 750은 전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740도 40%가량 줄었다. 디젤 모델인 730d가 646대나 팔려 판매 하락분을 채웠다. 플래그십 모델은 자동차 회사의 대표기술이 모두 집약된 최고급 차량으로 판매비중은 크지 않지만 각 업체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양대 축을 형성해온 벤츠와 BMW는 볼륨 모델인 E클래스와 5시리즈 판매가 호황을 기록하고 있지만 플래그십 판매 감소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벤츠와 BMW가 주춤하는 사이 아우디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301대가 팔렸던 A8은 올해 같은 기간 3배가 넘는 1,11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출시한 A8과 올해 롱휠베이스 버전인 A8L이 추가되면서 프리미엄 세단의 한 축을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아우디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안전도를 중시하는 고객층에게 무엇보다 A8이 가진 4륜구동의 장점이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우디 A8의 전차종에는 4륜구동을 대표하는 콰트로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벤츠와 BMW도 각각 4매틱, X드라이브라는 4륜구동 기술이 있으나 국내에 출시되는 S클래스와 7시리즈에는 일부 차종에만 적용된 상태다. 겨울철 눈길에 취약한 후륜구동 방식을 4륜구동이 압도하면서 A8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 주자들의 반격도 거세다. 수작업 위주의 공정으로 하루 30대만 생산하는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모델인 페이톤은 2002년 출시돼 역사가 10년밖에 안됐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412대가 팔렸는데 지난해 동기 판매량(257대)을 이미 뛰어넘었다. 재규어도 XJ가 300%가 넘는 성장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세단의 경쟁 모델로 한 축을 담당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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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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