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맞아 수천명의 가족 단위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원 공군비행장에서 진행되던 에어쇼 도중 항공기가 활주로에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5일 오전11시51분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공군 10전투비행단 비행장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곡예비행 도중 A37 전투기 한 대가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했다.
전투기 조종사 김모(33) 대위는 비상탈출에 실패해 사망했으나 활주로 주변에서 에어쇼를 구경하던 방문객 3,000여명은 무사했다.
이날 사고는 전투기 두 대가 연무를 내뿜으며 마주 다가와 'X'자 모양으로 엇갈리는 곡예비행 도중 날개가 스치면서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공군은 사고 직후 행사를 중단하고 관람객을 대피시킨 뒤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 현장을 수습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기체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곡예비행을 하던 터라 조종사는 비상탈출시 기체가 관람석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블랙이글 소속 전투기가 추락한 것은 지난 98년 강원도 춘천에서 고난도 곡예비행 연습을 하던 중 전투기 한 대가 추락한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