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진흙탕 속에서 피는 연꽃처럼


정치를 흔히 진흙탕에 비유하고는 한다. 특히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 간에 서로 비방이 난무하는 선거전을 펼치는 것을 목격하고는 한다. 최근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초반에는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는 듯했다. 그러나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야권의 박원순 단일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최근 서로 만나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데 서로 공감을 했다고 한다. 정치가 진흙탕이라면 그 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의연하게 정도를 걷는 사람이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 같은 이치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두 후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필자는 이럴 상황을 접할 때면 항상 연꽃을 떠올리고는 한다. 연꽃은 물이 고인 웅덩이의 진흙탕 속에서 피지만 특유의 맑고 고귀함 덕분에 예부터 사랑을 받아오던 꽃이기 때문이다. 연꽃은 사실 불가에서 불교의 상징으로 간주할 만큼 불교와 인연이 깊다. 연은 오랜 수행 끝에 번뇌의 바다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자의 모습에 비유되기도 하고,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항상 맑은 본성을 간직하며 청정하고 지혜로운 자태로 인해 부처에 비유되고는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같은 삶은 모든 사람들, 특히 정치인들이 추구해야 할 삶의 모습이 아닐지 싶다. 필자의 고향인 전남 무안군에는 백련지(白蓮池)라는 동양에서 가장 넓은 백련 서식지가 있다. 한 여름이 되면 10만여평에 이르는 넓은 저수지에 연꽃이 가득 피어난다. 한번 가서 가만히 보고 있자면, 티없이 맑고 청아한 연분홍 꽃봉오리와 단아한 모습으로 활짝 핀 꽃잎은 보는 이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는 듯하다. 가만히 있어도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 역시 세상에 찌든 악취를 걷어낸다. 뿌리는 비록 더러운 진흙탕에 둬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깨끗한 꽃을 피우는 연꽃. 매순간 본받기란 쉽지 않은 삶일지라도 연꽃의 모습을 마음에 항상 되새기며 나의 모습을 반성할 수 있으면 좋으리라.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곳의 연꽃 밭을 찾아보라. 넓은 저수지에 연꽃이 가득한 곳이면 더 좋을 것이다. 특히 이른 아침 연꽃을 보며 산책하면 마치 딴 세상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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