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각종 조사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이 거래 중인 고액자산가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개인 큰손들의 주식 직접투자 비중은 71.6%에서 67.5%로 감소했지만 채권은 12.3%에서 21.4%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주가연계증권(ELS), 신탁 등도 비중이 증가했다. 삼성증권 UHNW사업부 박경희 상무는 "고액자산가의 경우 장기채권이나 방카 등 절세와 안정적인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과 중위험 중수익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한국형 헤지펀드 등으로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규모별로도 포트폴리오가 확연히 갈린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12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총자산 10억~15억원의 경우 현금과 예ㆍ적금 비율은 전체 자산의 48.8%를 차지했지만 100억원 이상은 이 비중이 28.6%에 불과했다. 반면 주식투자 비중에서는 50억원 미만 자산가들이 평균 15.1%에 그친 반면 10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는 25.7%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자금여유가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가의 경우 수익성에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일반투자자들은 예금이나 주식, 펀드 외에는 별다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자금여력에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금융 서비스들이 대부분 고액자산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일반투자자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투자를 원하는 경향이 크다"며 "투자수단도 대부분 주식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자금여력이 없으니 단타 투자에 치우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단번에 수익률을 올리려는 경향도 강하다. 최근 정치인을 매개로 한 근거 없는 테마주에 일반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35개 테마주를 분석한 결과 계좌별 평균 손실액이 66만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그만큼 일반투자자들이 많이 몰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개인들의 주식 비중이 높으면 변동성 장세에서 그만큼 자산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주식보다는 수익률은 낮지만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유도하려는 정책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일반투자자들의 경우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고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