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넘치는 은행돈 기업에 많이 풀어야

넘치는 은행돈 기업에 많이 풀어야 기업대출 기능 회복해 자금경색·거품차단을 지금 자금시장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넘쳐나는 돈으로 '소화불량'에 걸린 은행들이 잇따라 수신금리를 인하하자 돈들이 다시 은행을 빠져나가 단기 부동자금화되고 있다. 부동자금 규모는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만기 6개월 미만을 기준으로 할 때 310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같은 엄청난 구모의 부동자금이 증시나 기업으로 들어간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자금경색 현상이 지속되거나 아니면 부동산 등으로 흘러가 거품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또 해외유출의 가능성도 다분하다. 때마침 증시가 살아나기 시작하고, 금융당국도 BIS비율 완화 및 면책기준 확대 등 기업금융 확대를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은행들은 아직도 주저하고 있다. 정책당국을 확실히 믿지 못하는 데다 은행원 스스로도 보신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보다 확실한 유인책을 제시하고, 은행들도 다양한 금융기법을 강구, 능동적인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기업들도 자금지원을 받을 차원이 아닌 투자대상이 될 수 있도록 구조조정과 경쟁력 확보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18일 한은 및 금융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은행들의 '반쪽 영업'은 지난해 보다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주만에 예금금리를 두차례나 인하하는가 하면 거액의 법인예금은 아예 기피하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 대출을 외면하다보니 예금이 들어와도 적절히 분산해 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험이 적은 가계대출에만 매달리거나 아니면 정부채권(국고채)을 매집하는 식의 '절름발이 금융'이 고착화되고 있다. 결국 시중 자금의 편중 현상을 본원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에 균형을 잡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구호성ㆍ일과성으로 은행의 기업대출을 독려할게 아니라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기업금융 실적에 따른 지도기준 차등화 지침이 신속히 제시돼야 하며, 한국은행도 총액한도대출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은행의 기업 지원에 최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은행 스스로가 시장에 적극 뛰어들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최대 5%포인트 정도 밖에 안되는 대출금리 차등화 폭을 2배이상 늘려 이른바 '신용위험비용'을 현실에 맞게 책정하고, 자금공급 방식도 단순 대출에 비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은행 경영자들의 균형잡힌 경영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가계대출과 미들마켓(중소기업시장)에만 몰려 공급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면 또 다시 이 부문의 부실이 은행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성화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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