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계 자본 국내 통신시장 진출 본격화

두루넷 인수놓고 외국계―토종 자본 대결…'통신주권 상실' 등 우려<br>장비·휴대전화도 투자·인수합병 붐…'외국계 자본이익 도구' 지적도

유선 통신시장 구조조정 최대현안인 두루넷 매각입찰에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파워콤 컨소시엄 외에 미국계 투자회사인 씨티그룹 파이낸셜 프로덕츠가 8일 인수의향서를 전격 제출함에 따라 외국계 자본의국내 통신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미국계 펀드인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이 지분의 39.6%를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외국계 자본의 지배를 받는 회사라고할 수 있다. 여기에다 씨티그룹 파이낸셜 프로덕츠마저 후발 유선업체 인수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두루넷 인수를 둘러싸고 결국 2개의 외국계 자본 대 LG그룹 계열의 토종자본이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물론 두루넷 매각 공개경쟁 입찰은 다음달 13일 입찰서 제출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갑작스레 뛰어든 씨티그룹 파이낸셜 프로덕츠가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고 업계는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또 입찰금액 뿐 아니라 향후 통신사업 역량, 고용승계, 자본조달의 투명성, 사업 계획 등도 매각대상자 선정을 좌우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통신사업 경험이 없고실체가 알려지지 않는 외국계 투자회사로서는 하나로텔레콤과 LG계열에 비해 불리할거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초고속인터넷 2위 업체인 하나로통신(현 하나로텔레콤)경영권을 놓고 뉴브리지-AIG와 LG그룹이 격전을 벌인 데 이어 거의 1년만에 3위 업체인두루넷을 놓고 이번에는 2개의 외국계 자본이 싸움을 벌이게 돼 외국계 자본이 국내통신 시장 잠식화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통신산업의 경우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외국계 자본의 경영권 획득이 잇따를 경우 자칫하면 `통신 주권'을 상실할지도 모른기 때문이다. 또 뉴브리지-AIG나 씨티그룹 파이낸셜 프로덕츠는 공통적으로 기업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본으로서 경영권을 인수한 뒤 단기차익을 노리고 지분을 매각할 수도있기 때문에 국내 통신시장이 외국계 자본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서비스 시장 뿐 아니라 장비와 휴대전화 단말기 부문에서도 국내 중견업체들을 겨냥한 외국업체들의 투자와 인수합병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통신장비 단말기업체 엠블레이즈는 최근 GSM(유럽형이동통신방식)단말기 전문업체 이노스트림에 3천1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모토로라는 지난 6월 단말기 전문업체 어필텔레콤의 지분 99%를 확보한 데 이어 최근 지분을완전 인수, 법인통합 절차를 모두 마무리지었다. SK텔레텍과 매각협상을 벌이다 가격과 고용승계 등으로 협상결렬을 선언한 중견휴대전화 단말기업체 벨웨이브도 투자유치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외국업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중국계 통신업체 UT스타컴이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장비 제조업체인 현대시스콤의 지적재산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해외 기술유출 논란이 발생해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외국업체들의 진출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국기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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