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지진이론 통해 시장 이해 '경제물리학' 뜬다

금융위기 이후 경제현상 정통경제학으론 설명못해<br>'진동' '여진'등 분석·예측 새로운 시장 접근법 선봬

정통 경제학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각종 경제 문제들을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하자 지진이론을 통해 시장 현상을 이해하는 '경제물리학(Econophysics)'이 주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 금융 시장에서는 경제 위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질학계의 지진 이론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진동(tremors)', 리먼브라더스의 '대규모 붕괴(seismic collapse)', 유럽에 퍼지고 있는 '여진(aftershocks)'등의 표현이 대표적인 사례다.

NYT는 "일부 학자들이 '경제물리학'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시장 접근법을 내놓았다"며 "이들은 최근 조지 소로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금융ㆍ경제ㆍ사회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통 경제학자들이 경제 위기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정교한 이론을 내놓는 것과 달리 경제물리학자들은 이론을 통해 설명하기에는 시장이 매우 복잡하게 엉켜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들은 정통경제학자들의 의견과는 반대로 시장이 효율적이지 않으며, 스스로 검열하거나 수정하지도 않는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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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들은 자연적인 지진과 금융 위기가 비슷한 패턴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첫 번째 대진동이 일어난 후 여진이 계속 발생하는 점, 지진이 발생한 후 주변 환경이 변하는 점 등이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지진학자들이 다음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금융시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등재했던 유진 스탠리 보스턴대 물리학 교수는"자연 지진을 분석해낸다면, 금융 지진도 완벽하게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지진 모두) 첫 번째 진동이 있은 후 작은 규모의 여진이 연속해서 일어난다."고 말?다.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이 연쇄 위기를 겪었던 것이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워싱턴뮤추얼, 와코비아, 기타 소규모 은행의 도미노 붕괴 사례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또한 자연 지진 발생 후 새로운 산이 생성되듯이 금융 위기 후에는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1906년 대지진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내진 기능을 갖춘 빌딩을 세우기 위해 건축법이 강화된 것처럼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는 국가 금융 구조 강화를 위해 금융규제 개혁안이 제정되기도 했다.

미국 재무부의 앨런 크루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지진에 대한 보다 나은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쓰나미가 발생하기 전에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은 "지질과학자들의 지진 관측에 비해 경제 위기에 대한 이해 수준은 원시적"이라며 "지진학자들도 아직까지 정확한 지진 발생 지점과 시점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연 지진보다 더 복잡한 경제적 지진을 예측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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