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머니게임의 그늘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데 나침판 역활을 해 온 신자유주의의 파고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또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더욱이 최근에는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누구는 몇억 벌었다』,『누구는 코스닥시장에서 떼돈을 벌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지면서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는 듯 하다. 주식자본주의 시대에 투자를 해서 큰 돈을 버는 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아직 100만명을 헤아리는 실업자와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착실히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로서는 「상대적 박탈감」에 사로잡힐 법도 하다.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거머지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초라하게 여겨지고 일할 의욕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경제적으로도 힘든데 정신적으로도 위축되게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땀흘려 일을 해 소득을 올리건 주식투자를 수입을 올리건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능력이고 선택의 문제이다. 따라서 주식투자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을 불로소득자라고 백안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러나 머니게임에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의 대세에 밀려나는 경제적 약자를「능력 부족」「게으름」이란 단순한 잣대로 재단하는 것도 무리이기는 마찬가이다. 고용조정을 비롯한 구조조정의 고통분담이 형평에 맞게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경제는 지금 「20:80의 사회」로 갈것인가 아니면 서로가 조화를 이루면서 다함께 잘사는 사회로 갈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후자를 선택한다면 「주식양도과세」등과 같은 새로운 정책대안을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밤새도록 운전해도 회사에 입금하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누구는 주식투자해서 내가 1년을 뼈빠지게 일해도 벌지 못할 돈을 번다니.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라고 한숨을 내쉬는 택시기사의 넋두리가 사라지는 사회를 꿈꿔본다. 전용호 정경부 기자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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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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