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시 수십배 증가하는 단백질(iNOS)을 만드는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하면 위암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독성연구원의 남기택 박사팀은 정상 생쥐와 iNOS 단백질 생산 유전자를 결핍시킨 생쥐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감염시켜 위암을 유발한 결과, iNOS 유전자 결핍 생쥐의 위암발생률(31%)이 정상 생쥐(73%)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남 박사는 연구성과의 의미에 대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위암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은 알려져 있지만 위암 발생의 결정적 원인이 되고 관련 유전자 결핍이 위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우리나라 성인의 90%가 감염돼 있으며 감염시 위염ㆍ위궤양ㆍ위암 등 다양한 위장관질환을 일으킨다.
이번 연구결과는 권위있는 소화기질환 관련 의학전문지 `GUT`에 게재될 예정이다. 남 박사는 또 이 연구로 이달 말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미 암학회(AACR)에서 `우수과학자상(Scholar-in-Training Award)`을 수상하고 연구결과를 구두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iNOS 생성 억제물질의 위암ㆍ위궤양 예방ㆍ치료제 상품화 가능성에 대해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자체를 죽이지 못하고 위에서만 iNOS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야 하므로 현재로선 메리트가 적다”고 평가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