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을 제외한 나머지 외산 스마트폰이 저조한 판매량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블랙베리의 가입자 수가 5만명가량에 불과했다. 캐나다 스마트폰 전문업체 림(RIM)이 생산하는 블랙베리는 키보드 형태의 쿼티자판을 탑재해 e메일 활용도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아이폰보다 판매량이 앞서는 등 전세계 가입자만도 5,0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시장에 출시된 블랙베리는 '볼드9000' '볼드9700' '스톰2' 등 모두 3종. 전체 가입자는 5만명 수준이지만 대부분이 포스코ㆍ대한항공ㆍ대상 등 국내 대기업에서 도입한 법인 물량이다. 업계에서는 블랙베리 판매량이 시들한 이유로 우선 전용 서비스센터의 부재를 꼽는다. 국내에 전용 서비스센터가 없어 제품고장시 국내 공급사인 SK텔레콤을 거쳐 싱가포르의 림 고객센터로 보내야 한다. 이 때문에 수리기간이 길게는 한 달 이상 소요돼 고객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 부족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림이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 장터 블랙베리앱월드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1만개 수준으로 애플 앱스토어 23만개,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6만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유료 애플리케이션 결제 서비스도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지난달에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전용요금제에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내에서 블랙베리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스마트폰 요금제 외에 월 1만2,000원의 블랙베리 인터넷서비스(BIS)에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다른 외산 스마트폰도 성적이 신통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구글이 직접 설계해 화제를 모았던 넥서스원은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2.2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는 점을 내세워 초기 예약물량 4,000대가 소진되는 등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판매량은 2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모토로라도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를 출시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지만 누적 판매량이 15만대 수준에 불과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HTC와 소니에릭슨도 각각 전략 스마트폰 디자이어와 엑스페리아X10을 선보이며 한국시장 공략을 자신했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출시 시기가 겹치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스마트폰 지각생'이라는 오명을 씻고 잇따라 외산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가격과 애프터서비스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국산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일반 휴대폰에 이어 스마트폰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