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커피 산업


우리나라에 '된장녀'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지도 5년이 넘었다. 부모나 남성의 경제력에 의존하면서 웬만한 한끼 밥값에 해당하는 커피를 즐겨 마시는 젊은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었다. 이는 곧 우리나라 커피 문화의 단면이기도 했다. 지금은 다르다. 시내 어느 곳이든 커피 전문점이 줄지어 있고 비단 '된장녀'뿐 아니라 남성끼리 앉아있는 경우도 있고 중년의 어른, 비즈니스 미팅을 하는 샐러리맨까지 다양한 이들이 이를 즐기게 됐다. 커피 자판기에서도 밀크커피ㆍ설탕커피가 있던 자리에 아메리카노ㆍ에스프레소 등의 메뉴가 대신하고 있다. 지난 5년새 국내 커피 문화에 일어난 변화다. 커피는 산업적 측면에서도 주목받게 됐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한해 커피 소비량은 평균 400잔 이상으로 커피 소비 대국이다. 국내 커피 시장 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 약 2조8,000억원에 이른다. 엔제리너스나 카페베네 같은 토종 브랜드는 국내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체개발 메뉴를 레시피 형태로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산 커피 로스터기는 해외 바이어들의 단골 주문 품목이 됐다. 커피 문화가 커피의 산업화로 이어진 셈이다. 실제 필자가 지난 2001년부터 열고 있는 서울 카페쇼를 통해서도 커피 산업의 발전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카페쇼 현장에서 이루어진 계약액은 2007년과 비교해 4배가량 늘었으며 이 가운데 해외수출이 40%다. 10년 전 행사 첫 해 찾아보기 힘들었던 외국인 참가자 및 관람객도 올해는 18개국에서 부스를 얻어 참가하고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각각 수십명의 참관단을 구성해 이번주 행사기간 동안 방문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커피 산업에 대한 세계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문물을 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무역형태는 우리나라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한류만 해도 서양의 춤과 노래를 우리의 매니지먼트시스템으로 재구성해 해외에 역수출한 결과다. 이제 대한민국의 커피 문화와 산업이 해외로 뻗어가고 우리 경제발전에 큰 몫을 담당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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