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6년 바나나 전쟁' 중남미 승리로 끝날듯

EU와 협상 타결 임박… 양측 FTA·DDA 협상에도 긍정적


16년을 끌어온 유럽연합(EU)과 중남미간 '바나나 전쟁'이 중남미 국가의 승리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유럽과 남미가 바나나 전쟁이 양측의 합의로 타결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주 중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결을 앞둔 협상안에 따르면 EU는 남미 지역 바나나의 수입 관세를 현재 톤당 176유로(약 260달러)에서 114유로까지 낮추게 된다. 협상 타결 즉시 관세를 148유로로 낮추며 앞으로 7년간 점진적으로 인하한다. 바나나뿐만 아니라 파인애플 등 다른 열대 농작물에 대한 관세도 조정된다. 협상과 관련해 유럽위원회(EC)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지난주 대부분의 협상 내용에 합의가 이루어 졌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일부 법적인 문제만이 남았다. 이번 주 안에 협상이 타결될 것이다"고 전했다. 바나나전쟁은 지난 1993년 EU가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가 있던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연안, 태평양 지역(ACP지역)에서 생산된 바나나에 관세 특혜를 주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온두라스와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이 불공정 무역이라며 EU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남미 지역에서 생산된 바나나를 수출해오던 치키타 브랜드, 돌 등 미국의 식품업체들이 가세하면서 대규모 무역 분쟁으로 치달았다. 양 측이 협상안에 합의하면, 남미 국가들은 무역 분쟁을 치르면서 제기했던 모든 소송을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16년간 이어지면서 세계 자유무역의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바나나 전쟁이 타결되면, 농산물,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 무역 자유화를 목표로 협상중인 도하개발아젠다(DDA) 타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EU와 중남미 국가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도하라운드 협상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첨예한 입장차이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지난 7월 이탈리아 아킬라에서 열린 주요8개국(G8) 정상회담에서 G8과 신흥국들은 도하라운드의 시한을 2010년까지 연장키로 한 바 있다. 지난 9월 인도에서 열린 WTO 비공식 각료회의에서도 2010년 중에 도하 라운드를 타결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WTO는 오는 30일부터 3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도하라운드 관련 각료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홍콩에서 열린 각료회의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도하라운드 관련 의제가 올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라미 WTO사무총장은 "큰 그림을 그리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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