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와이브로 '속도 조절' 시범서비스 지역만 6월 상용화…"수조원 투자 신중하게"삼성 등 장비업체 "수출 확대 걸림돌" 우려 한영일 기자 hanul@sed.co.kr KT가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3월부터 시작될 와이브로 시범서비스 구역만을 대상으로 6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T는 서울의 신촌, 송파, 강남, 서초를 비롯해 지하철 9호선(선릉~분당)에 한해 개인휴대단말기(PDA)와 노트북을 통해 와이브로 시범서비스를 다음달부터 3개월간 진행한다. KT는 시범서비스를 마친 후 상용화 단계에서는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최근 내부적으로 시범서비스 지역만을 상용화 지역으로 전환하고, 단말기도 통신기능이 지원되는 와이브로 휴대폰은 제외한 채 데이터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와이브로에 통신기능을 접목시킬 경우 데이터를 중심으로 서비스할 때보다 훨씬 넓은 커버리지(통신범위)가 필요해 초기부터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당초 기대와는 달리 와이브로 상용화 범위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KT가 와이브로 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더욱이 KT가 최근 자체적으로 와이브로 사업성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전망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KT는 지난해 남중수 사장 취임 직후 와이브로의 사업성에 대한 내부 검토 작업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KT는 올해 와이브로 투자 계획 규모(5,000억원)는 예정대로 집행할 계획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 서비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인 것은 사실이나 당초 계획된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KT가 와이브로 사업에 대해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자'는 식의 신중한 자세를 보이자 삼성전자 등 장비업체들은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비업체들로서는 KT가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와이브로 상용화를 추진해야 장비 수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KT가 와이브로에 대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일 경우 해외 장비사업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의 경우 수 조원의 자금이 투자되는 만큼 사업이 실패했을 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와 삼성전자 등 장비업체들은 KT가 초기부터 공격적으로 와이브로 사업을 펼치길 원하겠지만 KT로서는 상용화 이후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최대한 신중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2/22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