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흑인 유권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와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흑인비하 논란을 벌이고 있다. 방어에 나선 힐러리 의원은 자신의 '마틴 루터 킹 목사' 발언을 만회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미국 NBC방송에 출연, "킹 목사에 대한 발언이 오바마 의원의 지지자들에 의해 왜곡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바마 캠프 쪽이 대단히 밀어부친 안타까운 주제"라며, "이번 대선은 성(性)에 관한 것이 아니며, 인종에 관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바마 의원은 힐러리의 발언이 "유감"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미국인들이 워싱턴 정가의 정치인들과 그들의 게임에 왜 지칠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힐러리 의원은 지난 8일 뉴햄프셔 경선에서 연설 도중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인 킹 목사를 언급하며 "인권에 대한 그의 염원은 린든 존슨 전 미 대통령이 집권해 인권법을 통과시킨 후에야 비로소 이뤄졌다"고 말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의 발언이 흑인의 희망은 백인에 의해서만 성취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해석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인종비하 논란에 휘말린 것이다. 이에 힐러리 의원과 그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흑인들의 표을 의식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흑인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자신이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전 반대 의견을 "'동화(fairytale)'같다고 한 것은 그의 외교경험이 비교적 적다는 것의 의미"라고 해명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킹 목사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라며 칭송했다. 존 에드워즈 의원은 클린턴 부부의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진정한 변화가 킹 목사가 아닌 워싱턴에서 이뤄졌다는 것에는 동의할수 없다"며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워싱턴의 '동화'속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고 꼬집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미국에서 흑인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로, 2004년 경선에서 흑인 유권자가 50%를 차지한 것에 미뤄 이번에는 비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