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盧대통령, 재계와 더 많은 대화를

노무현 대통령이 대화와 타협, 화해와 포용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노 대통령은 “나와 뜻이 다른 사람을, 나를 공격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만큼 상대를 존중하겠다”며 “뜻이 다를 때는 대화와 타협으로 뜻을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사회의 큰 과제인 상생의 정치, 갈등과 대립 구조의 해소 등에 큰 기대를 걸게 할 뿐 아니라 경제회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참여정부는 사회통합을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지역간ㆍ계층간 갈등은 오히려 전보다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 많다. 그리고 이 같은 갈등의 증폭과 관련해 노 대통령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아량과 포용력으로 갈등과 분열을 가라앉히기 보다는 때로는 부채질하는 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줄 때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론에 대해 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음모’로, 수도이전 문제는 광화문에 대형빌딩을 가진 집단과 강남 사람들의 반대로 몰아붙였다. 그런가 하면 언론을 포용하라는 김수환 추기경의 조언에 대해 “포용은 강자가 하는 것인데 나는 약자”라며 잘라 거절했다. 국보법 등 여러 사안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단호하고 강경한 입장표명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말이 앞서다 보면 쓸데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노 대통령이 대화와 포용을 강조한 것은 달라진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변화의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며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면 색안경을 끼고 볼 이유가 없다. 경제회생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대통령이 기업들과 자주 대화를 하고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여 그들이 마음 놓고 뛰게 해주는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정치권과 정부에 규제완화를 애타게 호소했지만 묵살당해 실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의욕을 되살리면 때마침 봄기운이 돌기 시작한 경제회복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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