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드라마 프리뷰] ‘여왕의 교실’ 순수함 대신 현실을 가르치는 교실




“순수함을 어떻게 가르쳐요? 순수함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에요”

배우 고현정이 지난 4일 MBC 수목 미니시리즈 ‘여왕의 교실’ 제작보고회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는 대게 순수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는 그는 현실에 대해서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나온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순수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핀트가 어긋난 대답이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하이라이트 영상 시사회와 일본 원작 드라마를 떠올리니 틀린 대답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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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교실’의 6학년 3반은 사회보다 비정하리만큼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고현정이 맡은 마여진 선생님의 규칙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마여진은 꼴지에게 꼴지반장을 맡기며 학급의 온갖 잡다한 일을 시키며, 잘못을 저지른 학생이 용서를 빌 때도 “잘못했다고 생각도 안하고 말로만 잘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없으면서 잘못했다고 하지 마”라고 말하는 매몰찬 선생님이다. 뿐만 아니다. 학생들 중 한 명에게 스파이 짓을 시키며 학생들 간에 이간질도 서슴지 않는다.

초등학교 6학년. 다음 해에는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이다. 몇 살까지 순수하다 할 수는 없지만 초등학교 6학년은 순수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벗어날 준비를 하는 시기다. 그 시기에 살벌한 마 선생은 순수와 현실의 역설적 관계를 이야기하는 어른이다.

고현정은 기자들에게 “애들에게 뭘 배워요? 얼마나 넋 놓고 사는 어른이면 애들에게 배워요? 어른이 애들을 가르쳐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극중 마 선생에 푹 빠져있는 듯 보였다. 어른이 가르칠 것은 ‘순수’가 아닌 까닭에 어른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순수함은 아이들 그 차체이므로. 마 선생을 비롯한 어른이 말하는 현실은 아이들에게도 어른에게도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10시 대 드라마는 불륜과 출생의 비밀 등의 설정으로 이미 기막힌 어른들의 세계로 포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멜로라인도 없는‘여왕의 교실’은 독특한 존재감을 가질 것이다. 6월12일 첫 방송.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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