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맨유, 경제위기에도 6,000억원 매출 '축구기업' 비결은…

비시즌에도 세계 누비며 수익 창출

“꺅~루니” “퍼디난드 파이팅”. 23일 오전10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낯익은 스타들이 입장하자 여기저기서 함성 소리가 터져나왔다. 선수들은 1시간30분가량 스트레칭ㆍ러닝ㆍ공뺏기 등으로 몸을 풀었고 연습 경기를 20분 정도 펼쳤다. 특별할 게 없는 공개훈련이었지만 무려 3,000여명의 팬이 몰려들었다. 전날 맨유 선수들이 입국장에서 별다른 반응 없이 서둘러 빠져나간 아쉬움 때문인지 이날 팬들은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팬확보·다국적 기업들과 후원계약 '일석이조'
"K리그 구단들도 소비자 밀착 마케팅 배워야"
자산가치가 2조원이 넘는 ‘축구기업’ 맨유가 2년 만에 내한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를로스 테베스가 이적했지만 웨인 루니, 마이클 오언, 라이언 긱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로 꾸려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팬을 몰고 다녔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억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맨유는 매년 미국ㆍ아시아 등 투어를 돈다. 팬도 늘리고 부수입도 올리는 일종의 블루오션 마케팅인 셈이다. ◇비시즌에도 수익 극대화=맨유는 세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약 3억파운드(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은 후원기업과 용품 판매 등에서 나왔다. 맨유는 비시즌 동안 세계 곳곳을 방문하며 팬을 확보하고 다국적 기업과 후원 계약을 맺는다. 아시아투어는 늘 신경 쓰는 중요한 판매 채널이다. 맨유는 지난 2007년 내한했을 당시 금호아시아나와 4년간 스폰서계약을 맺으며 한국에서만 140억원을 챙겼다. 올해 투어에서도 맨유는 텔레콤말레이시아와 40억원짜리 계약을 체결하는 등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한국ㆍ일본ㆍ중국 등은 미국보다 팬을 쉽게 늘릴 수 있어 공식 기념품 가게인 메가스토어의 용품 판매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맨유는 이번 방한에 맞춰 한강 반포지구에 레스토랑을 개업해 론칭 행사도 펼친다. 데이비드 길 맨유 사장은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은 매우 역동적이고 중요하다”며 “서울시 등 파트너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 투어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를 중심에 세워라=맨유의 브랜드 극대화 전략은 위기에 빠진 K-리그 팀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맨유는 ‘항상 축구팬을 위해 존재한다’는 핵심 가치를 견지한다. 120년이 넘는 역사를 바탕으로 1970년대까진 맨체스터 지역 밀착 마케팅에 치중했다. 국내 기반을 확고히 다진 다음에야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석권하며 세계를 무대로 팬 확보에 나섰다. 반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한국 국내팀은 단시간에 광대한 지역의 팬을 모으는 게 무리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 클럽들은 여전히 팬이 아닌 구단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존 듀어든 골닷컴 편집장은 “인구 12만명의 영국 소도시 블랙번이 1,000만명이 넘는 FC서울보다 더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며 “차이는 축구열기가 아니라 지역사회 밀착 마케팅”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K-리그 구단들은 지나치게 배타적인데다 팬 중심의 마케팅이 결여돼 있다”며 “한국 클럽이 유럽의 인기 구단을 사들여 구단 운영의 노하우를 살펴보면 그 차이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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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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